가방을 끌다1 앤의 식탁을 차렸다 *여행가방을 끌다 여행 가방을 끌고 있다. 덜덜 덜덜. 지름 3cm 정도의 바퀴 2쌍이 가방을 받치고 있다. 손잡이를 잡은 오른쪽 손목에 아스팔트 길의 오돌토돌한 표면이 그대로 전달된다. 작고 작은 아스팔트의 산을 넘고 넘어 앤의 식탁을 차리러 가는 길이다. 진동이 온몸을 울린다. 가방이 점점 무거워진다. 목적지는 이수역 인근 하나교회 공유주방. 처음 가 보는 곳이다. 우연히 인연이 닿은 곳이다. 교회라니까 오늘 앤 식탁의 초청객인 '마을에 새로 부임한 앨런 목사 부부'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식탁은 어떻게 차려질까. 어떤 시공간이 될까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그날의 앤처럼. 집에서 나왔을 때에는 가뿐했다. 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진 길은 한적했다. 4월의 좋은 날 오후 6시, 완만한 각도의 햇빛에 기분이 유.. 2023. 5.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