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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일기20

삼체 2 "박사, 신을 믿어요?" 뜬금없는 질문에 린저는 말문이 막혔다. "신이라.......여러 차원에서 여러 가지 뜻이 있잖아요. 어떤 신을 얘기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난 믿소. 어떤 증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편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지. 정말로 신이 있다면 신을 믿는 것이 옳고, 신이 없다 해도 우리가 손해 볼 건 별로 없잖아요?" 장군의 말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린저가 말했다. "마지막 말은 단언할 수 없죠. 손해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에요. 적어도 과학자라면..... 하지만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 해도 뭐 어때요? 어차피 눈 앞의 현실적인 일들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걸."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이 세상에 대변인이 있겠죠." ----- 내가 너희를 멸망시키는 것이 너희와 무슨 상관이겠는가?.. 2024. 6. 22.
삼체 1 저격수sniper와 농장주farmer과학의 경계 학자들은 토론할 때 ‘SF’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SF는 과학 소설(Science Fiction)의 약자가 아니라 앞에서 말한 두 단어의 영문 약자였다. 이것은 두 가지 가설에서 출발하고 모두 우주 규칙의 본질과 관련된다.‘저격수 가설’은 저격수가 과녁 10센티미터 간격으로 구멍을 뚫어놓았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이 과녁의 평면에 2차원 지능의 생물이 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들 중 과학자가 자신의 우주를 관찰한 결과 ‘우주에는 10센티미터마다 구멍이 하나씩 있다’는 위대한 법칙을 발견했다. 그들은 저격수가 잠깜 흥에 겨워 아무렇게나 한 행위를 자신들 우주의 절대적인 규칙으로 본 것이다.‘농장주 가설’은 공포스러운 색채를 띤다. 한 .. 2024. 6. 3.
키르케 매들린 밀러.너무 너무 재미있다.그리스 로마 신화 스핀오프 히가시노 게이코 버전? 오딧세이아 뒷이야기.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이 키르케를 중심으로 입체적으로 살아아서 숨을 쉰다. 재미가 있다. 정말 책날개 어딘가에 써있던 것 처럼, 언젠가 그녀의 책으로 그리스로마 신화를 배우는 날이 올 수 도 있을까. 생각해보니 매들린 밀러의 도 아주 재미있게 봤었다. 그건 단편. 이건 장편. 누군가 가 호빗이라면 는 반지의 제왕이라 하더라.  너무 행복해하지 마라.머리 위에 불벼락이 떨어질 수 있다.형벌은 최대한 잘 감당하는 걸로...마법은 재능보다 의지의 문제이루고 싶으면 부단하게 실용적으로다대응할 것 2024. 5. 11.
내가 어쩔 수 없이 받은 것도 내가 어쩔 수 없이 받은 것도 다시 잘 닦아서 윤 내기.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신의 자연적인 삶을 재창조 시몬 베유가 누군지? 중력과 은총은 무슨 책인지? 오늘 마주친 번개같은 글귀였다. https://brunch.co.kr/@sting762/1155 11화 생계 : 시몬 베유어떻게 밥벌이를 할 것인가? | 인간의 위대함은 언제나 자신의 삶을 재창조하는 데 있다. 자기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재창조하기. 어쩔 수 없이 받은 것도 다시 닦아서 윤을 내기. 인간은 노동brunch.co.kr 2024. 3. 27.
불편한 편의점 금요일 저녁 소파에 앉아 보기 시작했다. 재미가 있다!! 고심하며 썼을 작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후루룩 읽혔다. 편의점에서 일하게 된 곰 같던 아저씨가 더듬더듬하는 말, 행동이 꼭… 얼마 전 내게 적당히 단호한 위로를 건네던 단호박죽. 속을 채우던 뜨끈한 노랑 같았다. 이야기가 가짜란 걸 알면서도 속이 차올랐다. 눈물이 날 뻔했다. 우리 회사 사장님은 왜 그 자본으로 제조업을 하실까 일을 위한 일에 돈도 만져보지 못하는데 언젠가 정리를 하실까 난 넌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요런 생각을 많이 했던 날이었다. 책 속 편의점 사장님의 연금생활이 부러웠고 그녀의 인간적인 여유는 더 부러웠다. 이 와중에 책 속 작가가 이야기를 신나서 써 내려가며 하던 163페이지의 말은. 기억 전달자 4부작 중 두 번째 .. 2024. 3. 23.
High getting high feeling high 좋아하는 노래들에 저런 가사가 종종 나온다. 술을 마시는 상황에서 '화장실의 그 친구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 더 높이 올라가고 있었어'라든지 : Fun . 주말을 위한 찬송가를 부르며 '술 마시고 높이 높이 올라간다'든지 : Coldplay 사실상 높이 올라간단 말 보다는 취하거나, 기분이 매우 좋거나, 붕 뜬다는 얘기로 보인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말 중 하나다. 난 술을 즐기지 않는다. 술 종류를 막론하고 한 잔만 마시면 속이 불편하다. 머리도 아프다. 굳이 따지자면 높은 데보단 낮은 곳으로 가는 기분이 든다. 이게 어떻게 feeling high가 될까. 하긴 몸이 가라앉는 동안 얼굴이 타오르면서 말도 가벼워지는 것 같긴 하다. 평소 같으면 하지.. 2023.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