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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일기26

퇴근 후 책 숫자 계산문제 해결자금 결제버럭 굽신정치 신물인간 인간퇴근하면 다른 세상이 필요하다.저녁을 먹고 아이를 안아보고 책을 펼친다.두세 페이지만 봐도 충분하다. 로드 헨리가 도리언에게 들려주는 염세적이고 날카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런던 헨리의 서재 벽난로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산문 같은 삶에 너무 과도하게 투자하는 바람에 파산하지. 그러나 시로 인해 파멸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명예로운 일이야.”소크라테스와 케팔로스가 아테네 외곽 항구도시 페이라이에우스에서 늙음에 대해 얘기한다. 중정에 올리브 나무가 있고 오후가 타들어간다. “한번은 시인 소포클레스와 함께 있는데, 어떤 사람이 ‘소포클레스 선생님, 성생활은 어떠신가요? 아직도 여자와 잠자리를 함께 하시나요?‘라고 묻더이다. 그러자 선생은 ‘이 사람아, 그런 불길.. 2025. 1. 22.
헤르만 헤세의 사춘기 헤르만 헤세의 나로 존재하는 법. 뜨인돌. 유영미 옮김.사춘기 헤르만 헤세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가 실려있다하여. 힘껏 비웃어주려고 빌려봤다. 그런데 앗. 빠져들었다.그가 아주 아주 사랑하는 단 한 가지 미덕이 ‘고집’이라네. 이제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미덕들을 한 가지 이름으로 요약하자면 ‘복종’, 인간들이 만들어낸 법칙에 굴하는 것. 그러나 고집 있는 사람의 법칙은 자신의 감각. 고집을 뜻하는 독일어 단어 Eigensinn이 Eigen(자신의) + Sinn(감각 혹은 의미)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지구상의 모든 것이 자신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 돌, 풀, 꽃, 덤불, 모든 동물이 자신의 감각에 따라 성장하고, 살고, 행동하고, 느낀다. 소설 의 싱클레어는 독일어 Sinn감각+ 프랑스어 Clair.. 2024. 12. 13.
사람 몸 속의 인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1669년 함부르크의 화학자인 브란트가 연금술을 연구하다가 인을 발견했어요. 그는 금속을 소변의 추출물에 첨가하면 금으로 변할 거라 믿었지요. 그런데 여태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강하게 타오르는 물질만 얻게 된 거예요. 그 후로 오랜 기간 동안 인은 진흙 증류기로 소변을 증류하고 남은 것을 강하게 가열해서 얻어 냈습니다. 요즘은 인산과 석회가 들어 있는 동물의 뼈에서 인을 추출한답니다." 브라운 박사는 말을 하고 있다고 해서 성냥 만드는 과정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그는 정신 활동과 육체적 활동을 아무 문제 없이 별개로 분리할 수 있었다. 손놀림을 멈추거나 실수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가장 심오한 철학적 문제까지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티타에게 계속 얘기를 하면서도 성냥 만드.. 2024. 11. 17.
삼체 : 사상공작 너무 재미있던 소설 넷플릭스 드라마 때문인지 도무지 빌리거나 대출 예약하기도 힘들었던 그 소설. 그래서 총 3권 가운데 2권까지만 본. 그러고도 너무 재미있다 싶었던 그 소설. 이젠 좀 도서관에 꽂혀있다.그 책 볼 때 “읭?”하는 부분이 있었다.사상공작을 아주 자연스럽게 얘기하더라.장베이하이는 신념의 인물이다. 동시에 명민하다. 외계 문명과 대결할 우주군의 정신개조, 즉 사상공작을 위해 동면에 들어 미래로 간다. 어찌보면 미래의 영웅 같은 인물이기도 한데. 사상공작이란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써서 의아했다.내겐 어쩐지 거부감이 드는 단어인데. 이 중국작가 류츠신에겐 거부감이 전혀 없어보인다. 최근 중국 정부의 인터넷 댓글 부대 뉴스를 보면. 얼핏 이해가 가기도 한다. 뉴스를 잘 안봐서 사실 메르의 블로그에.. 2024. 10. 26.
후크의 품격, 품격의 피터 <피터팬> 어제 회사에서 실수를 했다. 꼭 내 실수라기보다 상황상 변화였지만 어쨌든 체면이 구겨졌다. 자꾸 생각난다. 약간의 자괴감과 그게 뭐 어때서 하는 뻔뻔함이 동시에 몰려왔다. 자괴감 쪽이 조금 더 무거웠다.  다음날 아침 출근 전. 거울을 보면서 좀 더 정성들여 머리를 빗었다. 옷도 신경이 쓰였다. 티셔츠와 청바지 보다는, 정장 분위기가 나는 셔츠와 바지에 손이 갔다. 오늘은 좀 단정하고 근엄하게 입고 싶었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체면이 깎였으니, 외모로라도 최소한의 체면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의 발로였다.  후크 생각에 쓴웃음이 났다. 그는 비열한 악당이었지만, 왕족처럼 옷을 입었다. 영국 왕 중에서도 비운의 스튜어트 가문 사람처럼. 그러니까 영국에서 왕이 참수되기도 하던 시기의 왕조 사람 처럼 입었다. 참.. 2024. 8. 14.
I may be wrong 두 달 동안 읽은 책. 온라인 원서읽기 브이클럽 단톡방에서 매일 한 챕터씩 읽었습니다. 총 38챕터. 브이클럽에서 진행하는 책을 항상 한글책과 같이 읽었습니다만. 이번 책은 문학도 아니고, 옛날 책도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영어책만 읽었습니다. 작가가 전하는 메세지가 매우 분명해서 자꾸 반복되기에, 전반적인 주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단어는 솔직히 단톡방의 다른 분들이 찾아주는 것을 커닝했고, 이해 안되는 부분은 브이클럽 설명영상을 참고하거나, 그냥 넘어갔지요. 물론 정말 궁금한 단어는 몇 개 찾아봤어요. 모든 문장을 이해하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은지 오래다보니, 더욱 부담 적은 영어책 읽기였습니다. (덕분에 다른 소설책도 읽고, 외국어 루틴이라는 게시물도 몇 번 작성했네요... https://.. 2024.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