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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lub5

[4월 함께 읽기 알림]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 여행기 들어보셨을 겁니다. 걸리버가 소인국을 여행하고 우정 쌓는 이야기. 저도 아이 때 만화로 본 기억이 납니다. 소인국 릴리펏에서 원수지간의 두 나라를 화해시켜 주는 훈훈한 내용으로 기억해요. 릴리펏은 어린아이들의 실내 놀이터 이름이기도 하지요. 네이버 지도 검색하면 나온답니다. 그런데 그거 아셨어요? 걸리버의 여행은 소인국 릴리펏에서 끝나지 않아요. 그건 1장이고, 이후 그는 또 여행을 떠나고 다시 풍랑을 만납니다. 여행기는 2장 거인국 브롭딩낵, 3장 천공의 성 라퓨타, 4장 말의 나라 후이늠국까지 16년 7개월간 이어집니다. 만나는 세상마다 환상적이고 도무지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은근히 우리 사는 세상하고 닮았습니다. 문체도 문학작품이라기보다 일기나 신문 느낌이에요. 감성을 건드린다.. 2024. 3. 15.
프랑켄슈타인 「아름다움이라니! 하느님 맙소사!」 무한한 수고와 정성을 들여 빚어낸 그 한심하기 짝이 없는 괴물을 어떻게 묘사해야 할까. 사지는 비율에 맞춰 제작되었고, 생김생김 역시 아름다운 것으로 선택했다. 아름다움이라니! 하느님, 맙소사! 그 누런 살갗은 그 아래 비치는 근육과 혈관을 제대로 가리지도 못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발은 출렁거렸고 이빨은 진주처럼 희었지만, 이런 화려한 외모는 허여멀건 눈구멍과 별로 색깔 차이가 없는 희번덕거리는 두 눈, 쭈글쭈글한 얼굴 살갗, 그리고 일자로 다문 시커먼 입술과 대조되어 오히려 더 끔찍해 보일 뿐이었다. p.71 문학동네 외모는 인간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할까. 프랑켄슈타인은 괴물 이름이 아니다. 책에서 기괴한 피조물을 만든 생명과학자의 이름이다. 그 피조물은 첫인상이 썩 좋지 않았다. 키는 컸다. 빅.. 2022. 12. 29.
프랑켄슈타인 「저는 친구가 하나도 없습니다」 이렇게 서리와 눈에 둘러싸여 있으니, 여기서는 얼마나 시간이 느리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 기획을 향한 두번째 발걸음을 디디고 있습니다. 배를 한 척 빌렸고, 지금은 선원들을 모집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답니다. 이미 고용한 선원들은 신뢰해도 좋을 것 같거니와, 뭐니뭐니해도 거침없는 용기만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채워지질 않는군요. 지금 이 순간 그 부재는 무엇보다 혹독한 불행으로 느껴지네요. 저는 친구가 하나도 없습니다, 마거릿 누님. 성공에 대한 열의로 뜨겁게 달아오를 때 환희에 동참해줄 이도 없고, 실망감에 시달릴 때 쓰러지지 않게 붙들어줄 사람도 없습니다. 물론 제 생각들을 종이에 적을 수야 있지요. 하지만 그것이 감정을 소통하는 데는 썩 훌륭한 매체가 아니지 않습니까. 공.. 2022. 12. 24.
고전의 아우라 엄지작가 시작하기 명화를 실제로 볼 때 느껴지는 전율이 있다. 보스턴 미술관에서 고갱과 모네의 그림을 마주했을 때 마음에 쿵하고 무엇이 닿았던 것 같다. 과거 언젠가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만났던 겸재 정선의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나는 기억한다. 나보다 오래 생존해온 그림, 음악, 이야기에 서린 힘은 꽤 세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지금 뿐 아니라 100년 이상의 시간 동안,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작품이 고전 classic이다. 나는 고전에 마음이 떨린다. 나를 우주의 먼지로 만들었다가, 또 아주 진귀한 존재로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 오랜 시간 그것과 교감한 사람들의 울림이 수없이 덧칠되어, 한없이 무겁고도 무한히 가벼운 고전에 마음이 떨린다. 그러나 고전은 솔직히 혼자 읽어내기 버겁다. 술.. 2022. 12. 21.
Frankenstein 프랑켄슈타인. 놀라웠다. 헐크처럼 생긴 그 좀비 이야기가 아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스위스에 사는 어느 완벽하도록 화목한 가족의 사려깊고 똑똑한 맏아들이다. 책 은 그가 유학가서 식음을 전폐하고 가족과 연락두절하면서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여 창조한 '어느 사유하는 피조물의 이야기'다. 액션이나 호러보다는 드라마에 가깝고, 그 피조물의 독백이 특히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흔든다. 이런 저런 사체를 붙여 만든 몸뚱아리의 그는 이름조차 없다. 태어나자마자 조물주에게 버림받은 피조물은 세상을 탐구하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 사유하고 고뇌한다. 아주 치열하게. 버림받은 이유는 너무 흉해서다. 프랑켄슈타인은 다 만들고나서 깜짝 놀라 도망쳤다. 피조물은 불어도 한다, 그것도 독학으로 배웠다. 내 존재의 이유를 찾아 방황하.. 2021.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