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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함께 읽기2

프랑켄슈타인 「저는 친구가 하나도 없습니다」 이렇게 서리와 눈에 둘러싸여 있으니, 여기서는 얼마나 시간이 느리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 기획을 향한 두번째 발걸음을 디디고 있습니다. 배를 한 척 빌렸고, 지금은 선원들을 모집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답니다. 이미 고용한 선원들은 신뢰해도 좋을 것 같거니와, 뭐니뭐니해도 거침없는 용기만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채워지질 않는군요. 지금 이 순간 그 부재는 무엇보다 혹독한 불행으로 느껴지네요. 저는 친구가 하나도 없습니다, 마거릿 누님. 성공에 대한 열의로 뜨겁게 달아오를 때 환희에 동참해줄 이도 없고, 실망감에 시달릴 때 쓰러지지 않게 붙들어줄 사람도 없습니다. 물론 제 생각들을 종이에 적을 수야 있지요. 하지만 그것이 감정을 소통하는 데는 썩 훌륭한 매체가 아니지 않습니까. 공.. 2022. 12. 24.
고전의 아우라 엄지작가 시작하기 명화를 실제로 볼 때 느껴지는 전율이 있다. 보스턴 미술관에서 고갱과 모네의 그림을 마주했을 때 마음에 쿵하고 무엇이 닿았던 것 같다. 과거 언젠가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만났던 겸재 정선의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나는 기억한다. 나보다 오래 생존해온 그림, 음악, 이야기에 서린 힘은 꽤 세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지금 뿐 아니라 100년 이상의 시간 동안,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작품이 고전 classic이다. 나는 고전에 마음이 떨린다. 나를 우주의 먼지로 만들었다가, 또 아주 진귀한 존재로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 오랜 시간 그것과 교감한 사람들의 울림이 수없이 덧칠되어, 한없이 무겁고도 무한히 가벼운 고전에 마음이 떨린다. 그러나 고전은 솔직히 혼자 읽어내기 버겁다. 술.. 2022.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