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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7

그의 이름은 연말에 을 들고 남국의 바다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가족 여행 떠나기 전, 공항에서 4인 가족의 비행기표를 발권하려는 찰나. 내 여권이 없음을 깨달았다. 가까운 택시로 달려가 차로 1시간 거리인 집까지 왕복을 의뢰했다. 목요일 퇴근시간이라 51% 포기했었으나, 발권 시간 연장과 택시기사님의 신기에 가까운 운전으로 아슬아슬하게 도착. 가까스로 표를 끊어 다녀왔다. 기사님께 박수드리고 싶었다. 나와 가족의 불안을 떠안고 운전해 주신 너무 감사한 분. 뭐. 뒷자리에서 혼자 남겨져 자유의 몸이 될 가능성을 내심 타진해보기도 했지만, 가족과 함께한 특별한 경험을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고마운 분, 그의 이름은 박*수이다. 극적인 여행에 함께한 책 은 원서모임에서 최근 두 달 동안 읽어왔다. 12월까지 마무리를.. 2024. 1. 7.
인생책과 선악과 인생책 3권. 메리 쉘리의 속 피조물에게는 그의 인생 방향을 바꾼 책 3권이 있다. Volume 2에 나온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이 탄생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빅터에게 말하는 부분이다. 그는 아기처럼 호기심이 많았고, 사람의 온기와 먹을 것을 찾았다. 그러나 보는 사람들마다 기절하거나 도망가거나 공격했기에 그 같은 욕구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웠다. 그는 시골의 어느 오두막집 헛간에 당도했다. 자신의 외모가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을 인식하여 그곳 사람들에게 철저히 자신의 모습을 숨기며 기거한다. 마른 잠자리, 약간의 온기, 물과 물을 떠마실 수 있는 컵이면 행복했다. 본디 마음이 선량한 그는 그 오두막집 사람들을 관찰하며 '인, 의, 예, 지'를 갖춰갔다. 그곳에서 1년여의 시간을 보내며 말과 글을 .. 2023. 12. 18.
나, 부모, 오만과 겸양, 연금술과 엔트로피 이 소설에는 총 3명의 내가 나온다. 2챕터까지는 두 명의 '나'만 나왔다. 1. 처음 편지를 시작하는 월턴. 그는 북극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지금 막 미지의 세계로 배를 출항했다. 얼음 위에서 죽기 직전의 프랑켄슈타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게 된다. 2. 이야기를 끌어가는 프랑켄슈타인.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라난 그가 연금술에 심취하고, 자연 철학(과학)을 공부한다. 3.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 그는 프랑켄슈타인이 성취를 이룬 후 나온다. 이들 '나'는 모두 꽤 설득력 있다. 또 메리 쉘리를 연상시키기도. 무엇보다, 환경은 달라도, 감정적으로 나와 참 많이도 닮았다. 첫 두 주간 챕터 2까지 읽으며 내 마음에 남은 원문 가운데 몇 줄을 옮겨봤다. P.17 My courage and my re.. 2023. 11. 20.
I have no friend "친구가 하나도 없습니다." 메리 쉘리의 에서 월턴이 마거릿 누님에게 쓰는 편지에서 한 말이다. 월턴은 17**년 미지의 땅인 북극으로 떠났다. 새로운 항로 개척을 위해서다.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은 고독의 땅으로의(undiscovered solitudes) 모험에, 그는 설레었다. 그리고 그 배 위에서 한 가지 결핍에 시달린다. 친구가 하나도 없다는 것. 배 위에는 물론 선원들이 있었지만, 자신이 이끄는 배의 '선원'과 자신과 마음을 나눌 '친구' 사이에는 거리가 좀 있었나 보다. The absence of the object of which I now feel never as a most severe evil. I have no friend, Magaret. P.19 Mary Shelly Penggu.. 2023. 11. 19.
프랑켄슈타인 「나는 당신의 아담이 되어야 하는데」 살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우연들도 사람의 감정만큼 변덕스럽지는 않다. 나는 생명 없는 육신에 숨을 불어넣겠다는 열망으로 거의 2년 가까운 세월을 온전히 바쳤다. 이 목적을 위해 휴식도 건강도 다 포기했다. 상식적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열정으로 갈망하고 또 갈망했다. 하지만 다 끝나고 난 지금, 아름다웠던 꿈은 사라지고 숨 막히는 공포와 혐오만이 내 심장을 가득 채우는 것이었다. 내가 창조해낸 존재의 면면을 차마 견디지 못하고 실험실에서 뛰쳐나와 오랫동안 침실을 서성였지만, 도저히 마음을 진정하고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p.72 문학동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생물체가 눈을 뜬 순간, 도망갔다. 그 무책임함이 어이없고 화나면서도 나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내가 만든 무언가의 면면이 끔찍했던 적 있으니까... 2023. 1. 8.
프랑켄슈타인 「아름다움이라니! 하느님 맙소사!」 무한한 수고와 정성을 들여 빚어낸 그 한심하기 짝이 없는 괴물을 어떻게 묘사해야 할까. 사지는 비율에 맞춰 제작되었고, 생김생김 역시 아름다운 것으로 선택했다. 아름다움이라니! 하느님, 맙소사! 그 누런 살갗은 그 아래 비치는 근육과 혈관을 제대로 가리지도 못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발은 출렁거렸고 이빨은 진주처럼 희었지만, 이런 화려한 외모는 허여멀건 눈구멍과 별로 색깔 차이가 없는 희번덕거리는 두 눈, 쭈글쭈글한 얼굴 살갗, 그리고 일자로 다문 시커먼 입술과 대조되어 오히려 더 끔찍해 보일 뿐이었다. p.71 문학동네 외모는 인간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할까. 프랑켄슈타인은 괴물 이름이 아니다. 책에서 기괴한 피조물을 만든 생명과학자의 이름이다. 그 피조물은 첫인상이 썩 좋지 않았다. 키는 컸다. 빅.. 2022.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