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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5

헬렌 카민스키와 순수_호밀밭의 파수꾼 3편 [고전이 재밌다] 겨울에 몽클 패딩 입고 다니시나요? 여름에 헬렌 카민스키 모자 쓰시나요? 저는 없습니다. 책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외치고 싶지만. 다른 사람들의 물건에 시선이 자꾸 갑니다. 네, 그 모자 있으면 좋겠어요^^ 1950년대 소설 속 변호사 아들, 홀든도 그 시선을 압니다. 속물적인 시선을 받기도 주기도 싫어서, 자신의 비싼 가방을 기숙사 침대 아래에 일부러 감추기도 하죠. 그러다 어느 식당에서 수녀님들을 만나요. 처음엔 그녀들의 단출한 메뉴와 싸구려 바구니 가방에 우울했지만 이내 즐거운 대화를 나눕니다. 2박 3일의 방황 중 몇 안 되는 빛나는 순간입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우리 사이의 물질적 차이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https://www.podbbang.c.. 2024. 3. 5.
눈물이 나는 이유_호밀밭의 파수꾼 2편 [고전이 재밌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8852/episodes/24880482 후반부에 홀든이 웁니다. 1950년대 미국 뉴욕. 학교에서 쫓겨나 방황하던 10대 홀든은 이틀 밤 째 도저히 안 되겠기에 몰래 집에 들어갑니다.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친구는 멀고, 신나는 일도 없고, 돈도 떨어져 갔거든요. 뉴욕을 완전히 떠나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부모님은 외출 중이시고, 어린 여동생 피비만 집에 있습니다. 잠에서 깬 피비와 어두컴컴한 집에서 몇 마디를 나누는데, 홀든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일단 한 번 눈물이 나면 멈추기가 힘듭니다. 어찌할 수 없이 눈물이 납니다. 이 장면을 읽고 엄지작가 아지가 웁니다. 그녀가 약국 아르바이트 때 손님으로 만.. 2024. 2. 28.
이야기를 쏟아내나요?_호밀밭의 파수꾼 1편 [고전이 재밌다] 책 읽는 톡방에서 만난 이들이 책으로 떠드는 게 좋아서 책 속 음식도 하고 녹음도 하고 있습니다. 네. 노는 것도 정성입니다^^ 어느덧 다섯 번 째 책을 팟빵에 올립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8852/episodes/24880488 사람들은 대부분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보고 나서야, 가장 재미있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는 거죠. 그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말하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신나게 하고 있다면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겠다는 거지요. 전 누구라도 신나게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P.244 J.D 샐린저, 민음사 이야기를 쏟아내나요? ​ 누구한테 털어놓나요? 엄마, 배우자, 오늘 사우나에서 처음 만난 사람,.. 2024. 2. 19.
호밀밭의 파수꾼 「멈추고 싶지 않았다」 홀든 콜필드는 학교에서 또 쫓겨났다. 이번이 대략 네 번째다. 이번 퇴학의 이유는 낙제. 성적이 안 나와서다. 그는 학교를 또 그만두게 되었지만, 내 뜻과 아무 상관없이 흐지부지 부유하듯 학교를 떠나는 것은 더 싫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름의 작별의식을 치르려고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 정한 방식으로. 추운 날이었다. 학기말 학교 대항전이 열리는 운동장 위쪽에서 열광의 도가니에 쌓인 학교 전체를 바라보고 있다. 홈팀 경기의 이점을 살려 대대적인 응원이 펼쳐지는 전통 명문 펜시고등학교의 대동단결 현장인데, 그에게는 그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상대팀 기분을 오징어로 만들어버리는 치사한 수법이다. 그래도 애써 뭔가 아련하거나 좋은 것을 떠올리려 한다. 이제 이 학교와는 마지막이니까. 곧 작별할 테니까.. 2023. 6. 19.
호밀밭의 파수꾼 「그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혹시 알고 계세요?」 걱정 불안 분노 체념 그리고 그리움 매미들을 생각한다. 땅 속에서 애벌레로 7년을 살고, 일주일간 땅 위에서 산다는 그 매미들. 긴 시간 어둠 속에서 기다리다가 마지막 일주일간 마음껏 소리 내며 찬란하게 생을 마무리하는 매미들 말이다. 땅 아래에서 수년을 살았는데, 어느 날 자신들의 거처 위로 도로가 깔리거나, 주차장이 만들어지거나,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곳은 매미 대량학살 현장이 되는가? 매미들이 한여름에 그렇게나 시끄러운 것은 땅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한 애벌레들 몫까지 더해서 울어대는 것일까. 흙 덮인 길과 공터가 아스팔트 길이 되거나 시멘트로 덮이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궁금했다. 오늘처럼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이면 나뭇잎의 벌레들을 생각한다. 저 커다란 나무는 사람뿐 아니라 벌레들에게도 좋.. 2023.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