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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읽기/Demian8

다이몬 "소크라테스는 머릿속에서 여러 목소리, 아니 하나의 목소리를 들었다. 소크라테스는 그 목소리를 다이몬이라고 불렀다." -에릭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중에서 2022년 8월 휴가지의 비오는 해변에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인용부분 읽다가 두둥-했다. 데미안이라는 이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 속에서 솟아오르는 것도 떠올랐다. *Daemon 그리스어 다이몬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과는 별도로, 산천초목을 지배하고 인간 생활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 초자연적인 힘에 붙인 이름. 옥스포드 사전에서 연관 단어로 제시한 것 ; Insiring force, Genius, Numen, Demon, Tutelary Spirit ... *언젠가 누군가 'insptiration'에 대해 해준 .. 2022. 8. 13.
나는 왜 너를 싫어하는가 If you hate a person, you hate something in him that is part of yourself. What isn't part of ourselves doesn't disturb us. (p.97)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 모습에서 바로 우리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무언가를 보고 미워하는 거지. 우리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것은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민음사 p.149) 피스토리우스가 싱클레어에게 너 자신을 좀 더 믿어봐 하며 해주는 말이다. 옛날에 초등 고학년때 정말 싫어하던 아이가 있었다. 또렷이 생각나는 그 아이. 그 아이의 잘난척이 봐주기 힘들었다. 그러다가 그해말인지 몇년 후인지, 학교 명상시간이었는지, 무슨 시간이었는지, 저 비슷한 이.. 2022. 7. 17.
Jung. Frau Eva 데미안을 보다보면 내가 엄청난 존재로 느껴진다. 헷세가 인간에 대해 갖고 있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프롤로그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은 그저 그 자신일 뿐 아니라 일회적이고, 아주 특별하고, 어떤 경우에도 중요하며, 주목할 만한 존재이다. 세계의 여러 현상이 그곳에서 오직 한 번 서로 교차되며, 다시 반복되는 일이 없는 하나의 점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영원하고, 신성하다"고 언급했다. 그 때도 생각했다. 정말? 모든 사람이 그렇게 귀한가? 지하철에서 만나는 이름 모르는 피곤에 찌든 그 얼굴들도? 마냥 화가 나있는듯한 그 얼굴도? 먹방이나 예능방송보며 혼자 키득키득하는 저 사람도? (이것에 대해선 모두가 인간이 되라고 자연이 던진 돌이지만, 파충류에 멈추거나 상하반신이 다른 괴상한.. 2022. 7. 17.
종교와 철학 사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도맞춰 책을 읽어가다보니, 그들의 단상에서 새롭게 얻는 것들이 있다. 최근에는 이 책 '데미안'이 '종교적'이란 다른 멤버의 단상이 눈에 띄었다. 나는 책이 종교색채가 짙은 배경을 갖고 있긴해도 딱히 종교적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벨과 카인,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냥 현상을 다르게 보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마음 깊이 기독교인인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얘기인 것 같다. 단톡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침묵 속으로 들어가거나, 책 읽기에서 이탈하는 것 같을 때. 이 책이 여럿이서 천천히 깊이 읽기엔 쉽지 않은 책이구나, 곤란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내가 얻어갈 수 있는 메세지 한 두 가지만 울림있게 얻어간다면. 그걸로 된 .. 2022. 6. 26.
진지하고 성실함 헤르만 헤세는 독일 사람이다. 게르만. 독일 사람. 데미안을 보다보면, 이 작가 참, 일본이나 한국과 통하는데가 있어 보인다 싶을 때가 있다. 부모나 공동체, 어떤 집단의 압박에 질식할 것 같았던 기억을 갖고 있달까. 그 속에서 개인의 신성을 섬세하게 터치해주는 느낌이랄까. 20대 끄트머리에 북미여행을 할 때 였다. 당시 나는 10여개월간의 캐나다 생활을 정리하는 기념으로 로키산맥 2주 캠핑프로그램을 구매했다. 팀버우프란 독일계 캐나다인이 세운 회사의 프로그램였던 것 같다. 지금도 있을까. 가이드는 미국인이었고, 첫 1주간은 하이킹, 다음 1주간은 카누를 타고 로키를 여행하는 레알 캠핑 프로그램이었다. 첫번째 주간 멤버는 미국인 1, 잉글랜드계 영국인 3, 영국인 한 명과 사귀는 회계사 뉴질랜드인 1, .. 2022. 6. 21.
어른스러운 친구 '나'는 동경해 마지않는 다른 세상의 아이들과 종종 어울렸다. 한 번은 다리 아래에서 영웅적 사과도둑 행세를 했다. 이야기를 마치고 박수를 기대했건만, 지독한 일에 휩쓸려버렸다. 프란츠 크로머가 우리집 현관에서 나를 협박하고 없는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이미 신을 걸고 맹세했기에, 이제와서 아니라고 해봐야, '나'는 유죄이다. 내가 훔쳤다고 말한 사과는 선악과였다. 둘로 확고하게 나뉘어 있던 세상은 더 이상 분리되지 않았으며, 부모님은 더이상 나를 지켜줄 수 없게 됐다. 나는 안전하지 않았다. 일생일대의 죄를 짓고 들어왔는데, 아버지는 내 신발에 묻은 더러움을 야단쳤다. 그 때 나는 그런 아버지에게 우월감을 느끼고 냉소를 짓고, 이 때문에 더 죄책감에 시달린다. 결국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저금통을 헐어 .. 2022.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