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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일기/이곳에서7

Nothing Lasts I may be wrong이란 책을 보고 있다.거기 등장하는 마법의 주문이 I may be wrong이다.소크라테스의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란 모토가 떠오르는 제목.정치권에서 이 마법 주문을 외운다면, 정말 분쟁이 확 줄어들겠다 싶었다.내 생각과 나를 분리시키고, 인생은 대응의 영역, 내가 하는 일에 실존하는 것의 기쁨,세상 사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치 않음, 인생사 새옹지마, 어차피 내 손 안의 것이 아님을 말한다. 책을 읽어나갈수록나는 참 내 안에서 잘 살고 있구나 싶다.나 승려의 삶을 살고 있던 건가. 드라마 정치사회뉴스는 인연 닿는 것만 보고,연예인 운동경기 대중문화 참 관심 적고아름다운 사람에는 감탄하고인생에 실용적으로 대처.가끔 끄적이고.최소한의 요리만 하고.집과 사무실 청소 등 적.. 2024. 5. 24.
파스타를 먹으면 파스타를 먹으면 이제 속이 더부룩하다 반 그릇만 먹어야 했는데 먹고나서 속이 불편해 나왔고만 발걸음은 카페로 간다 거참 이상하네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겠다며 앉아있다 오늘밤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혼자만 레벨업을 빌려두었다. 잠이 안와도 괜찮을것 같다. 이게 다 저녁으로 먹은 파스타 때문이다. 2024. 1. 11.
테이크아웃 커피말고 오늘처럼 비가 부슬부슬 어쩐지 몸이 으슬으슬 어깨가 천근만근 날에는 따끈한 커피 한 잔 상상하면 퍼지는 향긋한 냄새 푹신한 자리 감촉 참 좋긴한데 잔에서 전해지는 온기도 참 좋은데 마시고 나면 몸속에서 부대끼니 속을 자극하지 않는 따뜻한 것이 좋겠다 어묵? 어묵은 됐고 국물만 한 컵 마시면 좋겠다 무 마늘 꽃게 명태 파 소금 그리고 국간장 테이크아웃 커피 팔 듯 테이크아웃 어묵국물을 판다면 내 아침은 그걸로 확실히 깨어날 듯 어묵국물 까페 파채어묵 명태칩 토핑 갈릭 후레이크 페퍼파우다 가득 ... 어라 괜찮은데?! 테이크아웃 커피말고 테이크아웃 어묵국물 상상 한사발 벌컥벌컥 2023. 12. 14.
크림 브륄레 42 보통의 일상이었다. 어제 출근 후 현재 회사에서 제작중인 물품의 수출일정을 고심했다. 12일 배로 나가는 것이 예정된 순리인데, 좀 더 일찍 5일 배로 나가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더 빨리 나가면 이달 안에 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원료 구매 때 차용한 단기채무 정산과 이런 저런 할 일 처리 및 여타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될테니까.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평범하지 않은 상황이 선행되어야만 했다. 우선 5일 출항일이 연휴 등으로 연기되고, 연휴에 누군가 잠깐 출근해서 물건 상차를 할 수 있다면, 등등의 가능성을 따져보다가. 에잇. 그만 하자 싶었다. 예정대로 12일 배로 내보내고 월말에 돈이 들어오길 기대하자하고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 날 아침 재난문자 해프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저 계획들.. 2023. 6. 2.
오미자맛 벼룩시장 2022. 5. 15 화창한 일요일 낮 어제 동네에서 벼룩시장이 열렸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는, 다시쓰기도 하는 시장. 아이들 말로는 사람 100명 이상, 물건 1,000개 이상이 있었다고 한다. 바람 많이 불던 5월의 토요일, 아이들도 나도 난생 처음 벼룩시장에 참여하면서 복잡다단한 감정과 대응의 모습을 봤다. 다섯가지 맛이 난다는 오미자. 오미자차를 마시며 어제의 맛을 회상해본다. 쌉쌀한 맛. 물건이 안 팔릴 때. 시장에 사람들이 많고 왁자지껄하다. 그런데 내 물건 앞은 조용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말이 없다. 여기저기 신나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내 물건은 펼쳐진 돗자리에 남겨져있다. 이때 씁쓸했다. 또 마음에 드는 몰랑이 인형이 있었는데, 1,000원이라 살 수도 있었는데, 내가 번 소중한 .. 2022. 5. 15.
직업 2 그래서 나는 뭔가 다른 일을 벌이는 나를 상상한다.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은 서점이다. 한가한 서점. 여행과 산책을 테마로 하는 아주 한가한. 마당도 있으면 좋겠다 하하... 그 일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일상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의 벌이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부양할 가족이 있고, 갚아야할 부채가 있으므로. 차선책으로 현 직업을 유지하면서 이것저것 끄적여보는 일을 상상해본다. 졸업논문이 '나를 인류학하기'였는데. 정말 쓰레기 같았지만. 40대에 들어서니 또 해보고 싶다 하하... 언젠가 한 해외 바이어가 내가 인류학을 전공했다하니, 처럼 한국관련된 인류학 서적을 추천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10년정도가 지났고. 10월의 지난 어느 날, 그가 또 물었다. 그때도 지금도 선뜻 답을 못했다. 검색해보다.. 2021.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