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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읽기/Frankenstein9

그의 이름은 연말에 을 들고 남국의 바다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가족 여행 떠나기 전, 공항에서 4인 가족의 비행기표를 발권하려는 찰나. 내 여권이 없음을 깨달았다. 가까운 택시로 달려가 차로 1시간 거리인 집까지 왕복을 의뢰했다. 목요일 퇴근시간이라 51% 포기했었으나, 발권 시간 연장과 택시기사님의 신기에 가까운 운전으로 아슬아슬하게 도착. 가까스로 표를 끊어 다녀왔다. 기사님께 박수드리고 싶었다. 나와 가족의 불안을 떠안고 운전해 주신 너무 감사한 분. 뭐. 뒷자리에서 혼자 남겨져 자유의 몸이 될 가능성을 내심 타진해보기도 했지만, 가족과 함께한 특별한 경험을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고마운 분, 그의 이름은 박*수이다. 극적인 여행에 함께한 책 은 원서모임에서 최근 두 달 동안 읽어왔다. 12월까지 마무리를.. 2024. 1. 7.
Frankenstein 단어노트 이상하다. 보통은 원서를 2/3쯤 읽으면 그래도 좀 수월해진다. 작가가 자주 쓰는 단어들, 문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시작할 때 괴로웠던 만큼 괴롭지는 않아 지기 마련. 좀 나아진다. 그런데. 프랑켄슈타인 원서는 아직도 어렵다. 매일 조금씩 읽기 시작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 마당인데도. 가만 생각해보면. 단어를 너무 안 찾아보고 버틴 것 같다. 그래도 한 챕터에 3~5개 정도 단어는 찾아봤는데, 한 번도 안 찾아본 날이 더 많았다. 보통은 번역본 보고, V-club10분 내외의 영상 보고, 톡방 다른 사람들 단상 보면서 힌트를 얻으면 충분했는데. 그래서 이만큼이라도 오긴 했지만. 더는 안 되겠다. 지금부터라도 단어를 좀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00년대 원서의 세계는 좀 더 정.. 2023. 12. 24.
오두막의 노래 Volume 2에 등장하는 오두막 식구들이 노래를 부른다. 프랑스의 지식인 집안이었던 아버지, 아들, 딸. 그리고 아들의 연인까지 모두. 프랑스 혁명기 직후였던지라 파리에 살던 부유한 이교도 튀르키예 상인은 (당시는 터키 상인) 쉽게 표적이 되었고, 투옥되어 사형에 처할 위험에 처한다. 이 불의를 참지 못한 아들이 튀르키예 상인을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면식도 없었는데 오지랖도 넓지. 그 사이 아들은 튀르키예 상인의 딸과 사랑에 빠지고. 그렇고 그러다가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아들은 사랑하는 튀르키예 여인을 두고 가족과 재회하여, 프랑스를 떠나 독일(?) 어딘가의 시골 오두막에 자리잡고 살고 있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은 그들의 오두막 헛간에 숨어들어 거기서 1년여를 진내다. 그의 눈에는 .. 2023. 12. 19.
인생책과 선악과 인생책 3권. 메리 쉘리의 속 피조물에게는 그의 인생 방향을 바꾼 책 3권이 있다. Volume 2에 나온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이 탄생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빅터에게 말하는 부분이다. 그는 아기처럼 호기심이 많았고, 사람의 온기와 먹을 것을 찾았다. 그러나 보는 사람들마다 기절하거나 도망가거나 공격했기에 그 같은 욕구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웠다. 그는 시골의 어느 오두막집 헛간에 당도했다. 자신의 외모가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을 인식하여 그곳 사람들에게 철저히 자신의 모습을 숨기며 기거한다. 마른 잠자리, 약간의 온기, 물과 물을 떠마실 수 있는 컵이면 행복했다. 본디 마음이 선량한 그는 그 오두막집 사람들을 관찰하며 '인, 의, 예, 지'를 갖춰갔다. 그곳에서 1년여의 시간을 보내며 말과 글을 .. 2023. 12. 18.
소박한 즐거움 첫 번째 이야기 묶음, volume 1 후반부에 소박한 즐거움에 대한 말이 나온다. If the study to which you apply yourself has a tendency to weaken your affections, and to destroy your taste for those simple pleasures in which no alloy can possibly mix, then that study is certainly unlawful, that is to say, not befitting the human mind. p.56 Mary Shelly, Penguin (1831) 프랑켄슈타인이 독일로 유학 가서 전념한 연구는 생명체를 만들어 생기를 불어넣고 움직이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 2023. 12. 3.
나, 부모, 오만과 겸양, 연금술과 엔트로피 이 소설에는 총 3명의 내가 나온다. 2챕터까지는 두 명의 '나'만 나왔다. 1. 처음 편지를 시작하는 월턴. 그는 북극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지금 막 미지의 세계로 배를 출항했다. 얼음 위에서 죽기 직전의 프랑켄슈타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게 된다. 2. 이야기를 끌어가는 프랑켄슈타인.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라난 그가 연금술에 심취하고, 자연 철학(과학)을 공부한다. 3.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 그는 프랑켄슈타인이 성취를 이룬 후 나온다. 이들 '나'는 모두 꽤 설득력 있다. 또 메리 쉘리를 연상시키기도. 무엇보다, 환경은 달라도, 감정적으로 나와 참 많이도 닮았다. 첫 두 주간 챕터 2까지 읽으며 내 마음에 남은 원문 가운데 몇 줄을 옮겨봤다. P.17 My courage and my re.. 2023.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