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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작가/시작하기28

[4월 함께 읽기 알림]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 여행기 들어보셨을 겁니다. 걸리버가 소인국을 여행하고 우정 쌓는 이야기. 저도 아이 때 만화로 본 기억이 납니다. 소인국 릴리펏에서 원수지간의 두 나라를 화해시켜 주는 훈훈한 내용으로 기억해요. 릴리펏은 어린아이들의 실내 놀이터 이름이기도 하지요. 네이버 지도 검색하면 나온답니다. 그런데 그거 아셨어요? 걸리버의 여행은 소인국 릴리펏에서 끝나지 않아요. 그건 1장이고, 이후 그는 또 여행을 떠나고 다시 풍랑을 만납니다. 여행기는 2장 거인국 브롭딩낵, 3장 천공의 성 라퓨타, 4장 말의 나라 후이늠국까지 16년 7개월간 이어집니다. 만나는 세상마다 환상적이고 도무지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은근히 우리 사는 세상하고 닮았습니다. 문체도 문학작품이라기보다 일기나 신문 느낌이에요. 감성을 건드린다.. 2024. 3. 15.
헬렌 카민스키와 순수_호밀밭의 파수꾼 3편 [고전이 재밌다] 겨울에 몽클 패딩 입고 다니시나요? 여름에 헬렌 카민스키 모자 쓰시나요? 저는 없습니다. 책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외치고 싶지만. 다른 사람들의 물건에 시선이 자꾸 갑니다. 네, 그 모자 있으면 좋겠어요^^ 1950년대 소설 속 변호사 아들, 홀든도 그 시선을 압니다. 속물적인 시선을 받기도 주기도 싫어서, 자신의 비싼 가방을 기숙사 침대 아래에 일부러 감추기도 하죠. 그러다 어느 식당에서 수녀님들을 만나요. 처음엔 그녀들의 단출한 메뉴와 싸구려 바구니 가방에 우울했지만 이내 즐거운 대화를 나눕니다. 2박 3일의 방황 중 몇 안 되는 빛나는 순간입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우리 사이의 물질적 차이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https://www.podbbang.c.. 2024. 3. 5.
눈물이 나는 이유_호밀밭의 파수꾼 2편 [고전이 재밌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8852/episodes/24880482 후반부에 홀든이 웁니다. 1950년대 미국 뉴욕. 학교에서 쫓겨나 방황하던 10대 홀든은 이틀 밤 째 도저히 안 되겠기에 몰래 집에 들어갑니다.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친구는 멀고, 신나는 일도 없고, 돈도 떨어져 갔거든요. 뉴욕을 완전히 떠나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부모님은 외출 중이시고, 어린 여동생 피비만 집에 있습니다. 잠에서 깬 피비와 어두컴컴한 집에서 몇 마디를 나누는데, 홀든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일단 한 번 눈물이 나면 멈추기가 힘듭니다. 어찌할 수 없이 눈물이 납니다. 이 장면을 읽고 엄지작가 아지가 웁니다. 그녀가 약국 아르바이트 때 손님으로 만.. 2024. 2. 28.
이야기를 쏟아내나요?_호밀밭의 파수꾼 1편 [고전이 재밌다] 책 읽는 톡방에서 만난 이들이 책으로 떠드는 게 좋아서 책 속 음식도 하고 녹음도 하고 있습니다. 네. 노는 것도 정성입니다^^ 어느덧 다섯 번 째 책을 팟빵에 올립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8852/episodes/24880488 사람들은 대부분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보고 나서야, 가장 재미있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는 거죠. 그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말하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신나게 하고 있다면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겠다는 거지요. 전 누구라도 신나게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P.244 J.D 샐린저, 민음사 이야기를 쏟아내나요? ​ 누구한테 털어놓나요? 엄마, 배우자, 오늘 사우나에서 처음 만난 사람,.. 2024. 2. 19.
<멋진 신세계> 늙어서 그래요 할머니의 주름살을 생각한다. 턱 밑에서부터 목 아래로 늘어져 있던 주름들. 매듭을 묶어 주름진 비단 보자기나 커튼 주름을 닮았었다. 나는 그 피부의 감촉이 좋았다. 빳빳하게 뻗대지 않고 부드러웠다. 할머니는 내가 목주름을 만지도록 허락했지만 썩 좋아하진 않으셨다. 겉 표면에 촘촘히 갈아엎은 밭이랑과 고랑처럼 주름살이 빽빽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가 늙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기억 속 할머니는 그냥 처음부터 할머니였다. 할머니 이름이 곱디 고운 '순이'라는 것을 인지했을 때의 놀라움을 기억한다. 그녀에게도 마흔이 있었고 스물이 있었고 아이였던 시간이 있었을텐데. 그녀의 젊음은 당연한 나이듦 만큼이나 현실감이 없었다. 조부모의 늙음은 그냥 당연했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죽음을 품고 있었다. 내 .. 2023. 9. 27.
<멋진 신세계> 현재의 꽃만 장미처럼 활짝 피었다 유토피아의 무게 https://brunch.co.kr/@7bef61f7eaa2497/45 현재의 꽃만 장미처럼 활짝 피었다 유토피아의 무게 | 이야기는 스마트폰에서 시작된다. 이 글을 시작하기까지 참 많은 스크롤을 내리며 뜸을 들였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이메일, 연락도 하지 않는brunch.co.kr 이야기는 스마트폰에서 시작된다. 이 글을 시작하기까지 참 많은 스크롤을 내리며 뜸을 들였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이메일, 연락도 하지 않는 이들의 카톡 프로필 사진까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옛날엔 소모적인 멍 때림을 TV로 했다. 그래서 '바보상자'라 했는데, 지금은 이 모든 것을 '똑똑한 전화기'로 하고 있다. 만화책부터 TV, 농담까지 전부 스마트폰을 통해 하고 있으니.. 2023.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