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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작가/시작하기29

<멋진 신세계> 현재의 꽃만 장미처럼 활짝 피었다 유토피아의 무게 https://brunch.co.kr/@7bef61f7eaa2497/45 현재의 꽃만 장미처럼 활짝 피었다 유토피아의 무게 | 이야기는 스마트폰에서 시작된다. 이 글을 시작하기까지 참 많은 스크롤을 내리며 뜸을 들였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이메일, 연락도 하지 않는brunch.co.kr 이야기는 스마트폰에서 시작된다. 이 글을 시작하기까지 참 많은 스크롤을 내리며 뜸을 들였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이메일, 연락도 하지 않는 이들의 카톡 프로필 사진까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옛날엔 소모적인 멍 때림을 TV로 했다. 그래서 '바보상자'라 했는데, 지금은 이 모든 것을 '똑똑한 전화기'로 하고 있다. 만화책부터 TV, 농담까지 전부 스마트폰을 통해 하고 있으니.. 2023. 9. 27.
위대한 개츠비 「그가 가진 탁월한 천부적 재능」 https://brunch.co.kr/@7bef61f7eaa2497/41 개츠비는 왜 위대한가. 책을 읽을 때의 일이다. 아이가 와서 물었다. 위대한 개츠비? 재미있어? 내가 답했다. 응 재미있지. 근데 좀 쓸쓸해. 아이가 되물었다. 그래? 그럼 왜 제목이 위대한 개츠비야? 쓸쓸한 개츠비여야지. 개츠비의 마지막은 그야말로 비참하다. 개츠비의 파티에 주말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었지만, 그의 장례식에는 누구도 오지 않았다. 조문객이라곤 신문을 통해 소식을 알게 된 개츠비의 친아빠, 이야기의 서술자이자 개츠비 옆집 사는 닉, 언젠가의 파티 손님이었던 이름 모를 올빼미 안경남 뿐이었다. 별로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것 같진 않다. 씁쓸한 마무리인데. 개츠비는 뭐가 그렇게 위대한 걸까. 위대하다는 말을 국어사전.. 2023. 8. 2.
위대한 개츠비 「대도시의 어스름 속에서」 서른은 오는가 https://brunch.co.kr/@7bef61f7eaa2497/40 고전보다는 요즘 소설 같았다. 스콧 핏츠제럴드의 에는 잠들지 않는 도시의 감성이 감각적으로 묻어난다. 파티, 옷, 학력, 자동차, 연인, 전화, 결핍, 돈, 그리고 서른에 대해 얘기한다. 한반도 일제 강점기였던 1920년대에 미국 뉴욕에서는 이런 감성이 가능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주요 등장인물은 5명 정도. 파티광인 듯 아닌듯한 개츠비, 개츠비와 한 때 연인이었던 데이지, 데이지의 부자 남편이자 운동선수급 몸짱 톰, 데이지의 사촌인 프로골퍼 조던, 그리고 그들 사이에 끼어 있는 별 볼 일 없는 닉이 나온다. 닉은 데이지의 먼 사촌이며 톰과 예일대 동창이며, 어쩌다 개츠비의 대저택 옆집에 살게 됐다. 이야기는 닉의 시점.. 2023. 7. 21.
빨강머리 앤 「누가 이런 아이를 집에 두고 싶어할까?」 앤이 못마땅했다. 앤은 감수성 넘치고 들뜨기 잘하는 아이였다. 내가 앤을 만난 것은 책 보다 TV시리즈가 한참 먼저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 만화는 재미있게 봤는데 캐릭터는 사실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 앤의 식탁을 차리고 호들갑 떨며 좋아한 마당에 고백하자면, 그녀 특유의 소란스러움, 수선스러움이 참 불편했다. 앤의 상상 속 새하얀 결혼 드레스에 대한 환상에는 속마저 거북했다. 비교적 모범생인 시절에 TV를 봐서일까. 그 정서적 널뛰기와 아름다움의 추구, 되바라진 말투와 지나친 수다가 만연하는 사회는 지양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런 것은 피해야 할 사회악 중 하나라고 받아들였다. 아마 나는 꽤나 억압된 여자아이였던 것 같다. 다 업보다. 뒤늦게 결혼하여 태어난 첫째가 엄청난 감정증폭기였다. .. 2023. 6. 2.
호밀밭의 파수꾼 「그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혹시 알고 계세요?」 걱정 불안 분노 체념 그리고 그리움 매미들을 생각한다. 땅 속에서 애벌레로 7년을 살고, 일주일간 땅 위에서 산다는 그 매미들. 긴 시간 어둠 속에서 기다리다가 마지막 일주일간 마음껏 소리 내며 찬란하게 생을 마무리하는 매미들 말이다. 땅 아래에서 수년을 살았는데, 어느 날 자신들의 거처 위로 도로가 깔리거나, 주차장이 만들어지거나,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곳은 매미 대량학살 현장이 되는가? 매미들이 한여름에 그렇게나 시끄러운 것은 땅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한 애벌레들 몫까지 더해서 울어대는 것일까. 흙 덮인 길과 공터가 아스팔트 길이 되거나 시멘트로 덮이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궁금했다. 오늘처럼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이면 나뭇잎의 벌레들을 생각한다. 저 커다란 나무는 사람뿐 아니라 벌레들에게도 좋.. 2023. 5. 7.
빨강머리 앤 「전에는 어떻게 살았나 싶을 때가 있다」 마릴라 그리고 동쪽 다락방 https://brunch.co.kr/@7bef61f7eaa2497/29 빨강머리 앤 이야기를 보면서 많은 이들이 앤의 생기발랄함과 엉뚱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실하고 바르게 자라나는 모습에 웃고 운다. 말이 좀 지나치게 많다 싶을 때도 있지만. 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녀의 솔직함, 안드로메다급 상상과 엉뚱함을 캐나다 동부 어느 섬의 자연 속에서 만나는데.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앤에 웃고 울던 많은 이들이 나이가 들어서는, 마릴라에 방점을 찍는다. 나도 그랬다. 만화에는 자세히 표현될 길 없었던 마릴라의 속 마음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심히 당돌한 앤을 대하는 그녀의 당혹스러움을 알아봤고. 아이를 키우면서 어떤 때는 져주고 어떤 때는 바르고 대쪽같.. 2023.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