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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lub에서 천천히 읽기2

어른스러운 친구 '나'는 동경해 마지않는 다른 세상의 아이들과 종종 어울렸다. 한 번은 다리 아래에서 영웅적 사과도둑 행세를 했다. 이야기를 마치고 박수를 기대했건만, 지독한 일에 휩쓸려버렸다. 프란츠 크로머가 우리집 현관에서 나를 협박하고 없는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이미 신을 걸고 맹세했기에, 이제와서 아니라고 해봐야, '나'는 유죄이다. 내가 훔쳤다고 말한 사과는 선악과였다. 둘로 확고하게 나뉘어 있던 세상은 더 이상 분리되지 않았으며, 부모님은 더이상 나를 지켜줄 수 없게 됐다. 나는 안전하지 않았다. 일생일대의 죄를 짓고 들어왔는데, 아버지는 내 신발에 묻은 더러움을 야단쳤다. 그 때 나는 그런 아버지에게 우월감을 느끼고 냉소를 짓고, 이 때문에 더 죄책감에 시달린다. 결국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저금통을 헐어 .. 2022. 6. 19.
A story of youth 데미안을 보기 시작했다. 소설책으로 시작하고 철학책으로 귀결되는 그 책이다. 방탄소년단 BTS의 '피, 땀, 눈물'이 데미안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새는 알에서 깨기 위해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세상의 불완전한 구도자들에게 위안을 주는 그 문장. 이날까지 나는 내가 이 책을 읽은 줄 알았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깨달았다. 데미안을 처음 본다. 프롤로그 두 세계 카인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 베아트리체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야곱의 싸움 에바 부인 종말의 시작 프롤로그, 두 세계, 책의 시작부분에서부터 헷세는 명치를 강타한다. 젊은 시절 한번쯤 내게 주어진 세상에 마음 두지 못하고 방황해본 사람이라면, 마음을 격렬하게 흔들고 공감해주는 이 책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 것이다. 북클럽에서 두 달.. 2022.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