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몬

"소크라테스는
머릿속에서 여러 목소리,
아니 하나의 목소리를 들었다.
소크라테스는 그 목소리를 다이몬이라고 불렀다."

-에릭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중에서

2022년 8월 휴가지의 비오는 해변에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인용부분 읽다가 두둥-했다.
데미안이라는 이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 속에서 솟아오르는 것도 떠올랐다.

*Daemon 그리스어 다이몬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과는 별도로, 산천초목을 지배하고 인간 생활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 초자연적인 힘에 붙인 이름. 옥스포드 사전에서 연관 단어로 제시한 것 ; Insiring force, Genius, Numen, Demon, Tutelary Spirit ...

*언젠가 누군가 'insptiration'에 대해 해준 이야기:
Etymology :
inspire "blow into, breathe upon,"
figuratively "inspire, excite, inflame," from in-"in" + spirare "to breathe".
And the Lord God formed man of the dust of the ground, and breathed into his nostrils the breath of life; and man became a living soul. [Genesis ii.7]

나에겐
영감, 데몬, 이런 것들이
삶의 에너지 혹은 그 원천으로 읽힌다.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이집트 신의 이름은 모르겠다. 신의 숨결. 그리고 그 신은 내 안에 있슴. 데미안.

책 데미안의 마지막에 데미안이 병상에 누워있는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입맞춤해준다. 난 그것이 숨결을 불어넣어주는 행위로 느껴졌다. 삶의 영감을 얻는 과정. Inspired.

그렇게 데미안과 헤어진 이후 심연의 거울 속 내 모습은 데미안을 닮았다. 그제야 내 몸에 난 상처가 아팠다. 그전까지 나는 내 속에서 살았다. 밖으로 나온 나는, 성장한게 분명한데. 그런데 왠지 마음이 좀 아렸다.

 

프란츠 크로머로 지옥을 알게 됨-데미안이 구해줌-카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 데미안의 새로운 시각과 이상한 면면- 데미안과 떨어지면서 음주 방황 시작-베아트리체를 길잡이별 삼아 방황 정리-그림완성-피스토리우스-새로운 배움-다시 이별-데미안과의 재회-프라우 에바를 경험-전쟁-폭탄-데미안과의 결별. 
절망-인연-배움과 탐닉-나만의 언어로 배출 혹은 남들이 아닌 내가 알아보는 성취- 결별-절망-인연-배움과 탐닉 반복. 무한루프. 알을 도대체 몇 번씩 깨야하는 것인지. 알을 깨는 행위는 grit과도 통할까? 그래도 나름의 성취란 열매가 있고, 배움의 즐거움이 있으니 계속 할 만한 거겠지?!

책은 시종일관 네 길을 가라고 얘기한다.
남들 기준에 훌륭한 사람 말고 그냥 내가 되면 된다고.

외로운 것 같지만 충만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