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냐 수양이냐1 초여름 괴산, 산 높고 물 높은 유월치고 무지막지하게 더웠던 그 날, 볼일을 마치고 한밤중이 돼서야 괴산 길목에 들어섰다. 굽이 굽이 휘어진 길을 따라 고개를 넘었다. 곡선의 정점에서 '느릅재 해발 몇미터'라 적힌 표지판을 봤다. 느티나무의 고장, 충북 괴산에 들어선 것이다. 바람결에 그 흔한 고추냄새가 실리기에는 조금 이른 계절이었지만, 깊은 계곡으로부터 불어오는 초록빛 바람내는 얼핏 맡아본 것도 같다. # 속세를 떠난 산 속 아홉 골짜기 속리산(俗離山). 속세를 떠난다는 산은 충북 괴산에도 그 한 자락을 내줬다. 그리고 산은 그렇게 청천면 화양동 계곡에 아홉 절경을 흘려놓았다. 일명 '화양구곡' 그 명칭은 사람이 붙인 것이지만 그 모습은 기실 사람의 것이 아니다. 물길 저편에 하늘을 떠받친 듯 서 있는 '경천벽'이 그러하고. 깨끗한.. 2011. 7.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