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보다망치1 거인국 속 소인의 자세 "키 작은 게 나빠?" 저희 둘째의 말이었어요. 유치원에 다닐 때였나. 그맘때 아이들에게 늘 하듯 '잘 먹어야 키가 쑥쑥 큰다'라고 했는데. 아이가 곰곰 생각하더니 진지한 얼굴로 되묻는 거예요. 키 작은 게 나쁜 거냐고. 저는 키가 작습니다. 대한민국 여성 평균 신장에 크게 못 미칩니다. 그렇다고 제가 키 때문에 나쁜 인간이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다만 좀 불편합니다. 만원 지하철 속에서, 사람들 아래에 파묻히면 공기가 더 답답하거든요. 어디선가 방구냄새가 풍겨오면 정말 괴롭습니다. 큰 사람들은 알기 힘든 디테일이죠. 북유럽 여행 중에 키가 2미터 50은 되는 듯한 거대하고 건장한 노숙인을 보고 내심 두려워했던 기억도 납니다. 분명 같은 인간이지만 같지 않았습니다. 그가 머리카락과 수염을 휘날리며 걸어.. 2024. 4.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