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1 프롤로그// 나는 먹는다, 고로 존재한다 엄지작가 모임에서 고전 문학과 음식을 시작하면서 음식을 먹거나, 요리하는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다. 그게 무엇일까. 왜일까. 나도 모른다. 집에서 요리를 하긴 한다. 먹기 위해 한다. 먹어야 살고, 먹여야 할 어린 식구가 있기 때문에 한다. 아이들 수유와 이유식의 시기에는 나름 할만큼 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그 시간은 어쨌든 지나갔다. 지금은 최대한 간단하게 해 먹는다. 거추장스러운 요리는 딱 질색이다.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라면이다. 아이에게 해주긴 꺼림직하지만. 간단하고, 스스로 해 먹기 쉽고, 빠르다. 천사 그림이 그려져 있던 해피라면, 일요일엔 내가 요리사 짜파게티, 10대 때 친구들과 아파트 옥상에 쪼그리고 앉아 부셔먹었던 아무 라면, 캐나다 토.. 2023. 4.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