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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읽기/Frankenstein

Frankenstein 단어노트

by 은지용 2023. 12. 24.

 
이상하다.
 
보통은 원서를 2/3쯤 읽으면 그래도 좀 수월해진다. 작가가 자주 쓰는 단어들, 문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시작할 때 괴로웠던 만큼 괴롭지는 않아 지기 마련. 좀 나아진다. 그런데. 프랑켄슈타인 원서는 아직도 어렵다. 매일 조금씩 읽기 시작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 마당인데도.


가만 생각해보면. 단어를 너무 안 찾아보고 버틴 것 같다. 그래도 한 챕터에 3~5개 정도 단어는 찾아봤는데, 한 번도 안 찾아본 날이 더 많았다. 보통은 번역본 보고, V-club10분 내외의 영상 보고, 톡방 다른 사람들 단상 보면서 힌트를 얻으면 충분했는데. 그래서 이만큼이라도 오긴 했지만. 더는 안 되겠다. 지금부터라도 단어를 좀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00년대 원서의 세계는 좀 더 정성이 필요하다.

 
최근 본 부분에서 단어들 몇 개 찾아보고 기록해둔다.
 
*amiable 
상냥한 (꽤 자주 나오는 단어. benevolent 자애로운, countenance 표정, vengence 복수, at length 시간이 흐른 후에, bestow 수여하다, entreat 간청하다, 등의 단어와 함께 그녀가 즐겨 쓴 단어 중 하나)
 
*palpitate
두근거리다, 고동치다 (등장할 때마다 스타워즈의 악역, 팔파틴이 생각나는 단어였다)

-> Every thought that was devoted to it was an extreme anguish, and every word that I spoke in allusion to it caused my lips to quiver, and my heart to palpitate.
(피조물의 요구로 또 다른 피조물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마음. 피조물의 노예 아닌 노예가 되어, 너무나 역겹고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그는 화나고, 입술이 떨리고, 심장이 불안하게 두근거렸다.)

*I could pass my life here.
(여기서 남은 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여행지에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절친 앙리 클레르발이 하는 말이다.)

-> 'I could pass my life here' said he to me; 'and among these mountains I should scarcely regret Switzerland and Rhine.'

*forsake /novelty
버리다 (for one's sake를 연상해서 도무지 연결되지 않던 단어, dump의 의미였다)/ novelty 색다름, 참신함

-> But he found that a traveller's life is one that includes much pain amidst its enjoyments. His feelings are forever on the stretch; and when he begins to sink into repose, he finds himself obliged to quit that on he rests in pleasure for something new, which gain engages his attention, and which also he forsakes for other novelties.

*fancy
상상 (fancied : 상상의, 가공의/ fancy 하면 pretty, gorgeous, luxurious를 떠올렸는데, 요즘 사람들이 쓰는 fancy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 wicked도 그런 예 중 하나일까 싶다.)

-> to protect him from the fancied rage of his destroyer
(파괴자의 상상 속 분노로부터 그를, 친구 앙리 클레르발을, 보호하기 위해/ 빅터의 피조물이 이제 그의 주인이자 파괴자가 되었다, 피조물이 화를 내면서 친구를 해칠까 봐 노심초사한다. 자식은 보살펴줘야 할 때 보살펴주고 놓아줘야 할 때 놓아줘야 할 텐데. 자식도 자기 갈 길은 찾아갈 수 있어야 할텐데. 이런 널뛰기 생각이 자꾸 단어 찾기를 방해한다 ㅎ)

*consummation
완성, 첫날밤 치르기

-> consummation of my labour

*unequal
균형이 무너진? 감당할 수 없는? (equal이란 단어가 낯설게 쓰인 부분이 꽤 있었다.)

-> My spirits became unequal.
(문학동네 번역본: 감정은 균형을 잃고 말았다.)

*precipitate
나쁜 일을 촉발시키다, 치닫게 하다, 느닷없는

-> He quitted the house with precipitation.(빅터가 만들고 있던 여자 피조물을 파괴하자, 피조물이 분노하며 불행을 경고한 후 서둘러 집을 나갔다)

-> All was again silent; but his words rang in my ears. I burned with rage to pursue the murder of my peace, and precipitate him into the ocean.
(문학동네 번역본: 만물이 다시 고요해졌다. 그러나 그가 남긴 말들은 귓전에 울렸다. 분노로 이글거리는 나는 내 평화를 죽여버린 살인자를 쫓아가서 바다에 던져버리고 싶었다.)

*conjecture
추측, 추측한 내용, 추측하다

-> even sooner than he now conjectured, by his longer voyage, he entreated me to bestow as much of my society on him as I could spare.

*buffet
때리다 (물론 음식 여러 가지를 차려놓고 덜어먹는 뷔페도 같은 스펠링인데 발음이 살짝 달랐다.)

-> immeasurable waters that roared and buffeted around me.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배 타고 표류할 때, 양을 가늠할 수 조차 없을 정도의 물이, 그러니까 파도가, 포효하고 사정없이 때려댔다, 내 주변에서)

*mutable
변하기 쉬운 (리모컨에 있는 mute버튼을 생각하며, 말이 없는으로 생각했다가 한참 멀리 갔던 단어. 돌연변이 mutant와 가까운 말)

-> How mutable are our feelings, and how strange is that clinging love we have of life even in the excess of misery!
(죽을 만큼 괴로웠지만 막상 정말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자 살고 싶어진 자신을 보며 빅터가 하는 말. 감정은 참 얼마나 변하기 쉬운지! 책 전체에 걸쳐 같은 태양, 같은 바람, 같은 새소리도 마음에 따라 얼마나 천차만별로 들리는지, 아주 절절하고 세세하게 얘기하고 있다. 정말 마음은, 감정은, 문학의 연구대상)

*politic
현명한, 신중한, 적절한 (정치 politics를 생각하며 politic을 정치적이란 뜻으로 받아들였더니, 문장이 읭 싶어 졌었다. 그래. 정치는 본래 현명하고 신중하고 적절한 것이어야 하거늘... )

-> I was ready to sink from fatigue and hunger; but being surrounded by a crowd, I thought it politic to rouse all my strength, that no physical debility might be construed into apprehension or conscious quilt.
(표류 후 도착한 아일랜드 해변에서 그는 살인자로 오해받는다. 피로와 배고픔에 지쳐 쓰러질 지경이지만, 군중에 의해 둘러싸이니, 자칫 신체적으로 지쳐 보이는 게 죄책감으로 보일까봐 힘을 모은다, 적절하게.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정치적으로? ㅎㅎ)

*인용문은 volume3 chapter 2 + chapter 3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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