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스터디 모임이라고 했다.
강유원 교수님 제자 되는 분이 온다고 하셨는데, 솔까말, 강유원 교수님도 처음 듣는다. 하지만 철학은 언제나 마음 한편에 풀어야 할 문제로 남아있었기에, 또 함께 하자고 제안하는 이가 쓸이었기에, 기꺼이 하기로 했었다. 어제 첫 스터디 모임이 있었고, 새삼 깨달았다. 철학이 항상 내 마음 한 켠에 남아있던 것은 그것이 종교와 통하기 때문이다. 저 너머의 무엇.
다만 신비로운 것으로 포장하여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사유하는. 저 너머의 무엇.
뭉뚱그려 느낌적 느낌으로 대충 퉁치지 않고 분명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그것.
모임을 이끌어주는 박수민 선생님이 나이 든 후 종교에 귀의했다는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남았다. 적당히 문학 읽듯 철학 읽고 즐겁게 수다 떠는 모임이라 생각했다가 타박 꽤 받았다. <서양철학사> 1장을 읽고 만났는데, 책을 안 보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읽고 생각하고 정리해야 하더라.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고약하게도 살짝 기대된다. 그냥 수다 떠는 모임 아니고 찐 스터디 모임이라 걱정되면서도 설렌다.
고귀한 인간의 가능성.
초월적 실재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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