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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읽기/1984

BOOK TWO/ 정치인을 대하는 그들과 우리의 자세

by 은지용 2021. 11. 18.

증오주간 한가운데 적국이 바뀐다. 유라시아에서 이스트아시아로.
이제 윈스턴이 사는 오세아니아는 유라시아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언제나 이스트아시아와 싸운 것이 되었다.

증오주간을 위해 도로 곳곳에 설치된 유라시아사람들 사진이나 포스터, 구호가 다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인식방법이 가관이다. 우리는 본래 이스트아시아와 전쟁중인데 적국의 스파이가 우리를 교란시켰다며 소란이 인다. 유라시아를 비난하던 광장의 내부당원 연사는 대상 이름을 연설도중 이스트아시아로 바꾸기만 했을 뿐, 아무런 설명도 머뭇거림도 없이 연설을 열정적으로 계속 한다. 광장의 군중 사이에서는 대상이 바뀌었다는 이해가 수면 위 파문이 번지듯 퍼지고, 군중은 계속 열광한다.

Without words said, a wave of understanding rippled through the crowd. Oceania was at war with Eastasia!
The Hate continued exactly as before, except the target had been changed. (p.181)

예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날을 기억한다. 그날 아침 출근을 위해 지하철 2호선을 탈 때 플랫폼에서 유난히 사람들을 밀치는 누군가가 있었다. 당연히 사람들은 일제히 왜 이래 하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는 이런 일가지고 뭘 유난을 떠냐는 듯한 표정과 말투로 "괜찮아, 범죄자도 대통령하잖아"라고 말했다. 그 분. 지금 혹시 어쩌면 아마도 이재명을 지지하진 않으실런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현재 윤석렬을 지지하는 지인 한 분이 있다. 며칠전 사무실에서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님이 '어떻게 윤석렬 같은 놈을 지지할 수 있냐'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화가 나서 "그럼 이재명같은 범죄자 지지하는 놈들은 뭐냐, 다 같은 범죄자냐"고 받아쳤다고 말씀하셨다.

그냥 그렇다.


그리고 윈스턴은 드디어 그 책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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