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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ONE/ 과거에 대한 착각

by 은지용 2021. 12. 29.

단톡방에 올린 글 그대로 캡쳐하고 일부 맞춤법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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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8일

 

*윈스턴이 누구는 증발하고 누구는 증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던 부분부터 시작된 생각인데요. 사람의 인식체계나 판단에 얼마나 오류가 있기 쉬운지, 인간의식의 불완전성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뒷이야기를 알아서 그럴거에요)

 

*당의 역사서가 이런저런 맥락은 다 떼어내고 단편적인 사실을 자기 입맛에 맞게 엮긴 했지만, 분명히 존재한 것들이더군요. 산업혁명 직후 열악한 환경에 처했던 아이들도 분명히 존재했었고, 결혼시 신부가 영주와 첫날밤을 보내는 관습도 있었고, top hat 도 분명히 존재했는데. 윈스턴은 그것도 믿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눈에 자꾸 걸립니다.

 

*펍 노인 이야기도 단편적으로 사실로 보여요. 그리고 제가 만약 그 노인이었다면, 펍에 제복입은 사람이 혼자 침입(!)해서 갑자기 현정당 집권이전이 더 좋었냐 다짜고짜 물으면, 펍 노인처럼 반응하는게 현명할 것 같습니다….

 

*그가 프롤들이 기억하는 것에 대해 언급한 million useless things(p.93) 가 과거의 디테일 아닌가요. 기억을 도와주고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 디테일인데 왜 무시하지 싶었어요. 그가 junk shop에서 구매한 문진도 쓸데없어서 끌렸다면서 말이죠. The thing was doubly attractive because of its apparent uselessness.(p.95)

 

*번역본 처음 봤을 때엔 윈스턴을 그대로 따라갔는데. 다시보니 곳곳에 ‘어라?!’하는 부분이 보입니다. 괜히 시비걸고 싶은 마음이 …. 정말 올바른 판단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He descended the steps (p.87)

윈스턴이 노인에게서 이야기를 듣겠다며 계단을 내려가는 간단한 표현인데. Descendant가 떠올라서 더 깊이있게 다가온 문장입니다.

 

*The proles werenearly always right when they gave you a warning of this kind. They seemed to pesses some kind of instinct which told them several seconds in advance when a rocket was bombing. (p.84)동물들이 지진 전에 먼저 알아채고 도망간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proles and animals are free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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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덧붙임.

 

What appealed to him about it was not so much its beauty as the air it seemed to possess of belonging to an age quite different from the present one. The soft, rainwatery glass was not like any glass that he had ever seen. The thing was doubly attractive becuase of its apparent uselessness, though he could guess that it must once have been intenede as a paerweight. It was heavy ..... (P.95)

 

beauty, posses, age, different, soft, useless, paperwieght 그 어느 단어도 이 시대에 허락되지 않는 것들이다. 그런데 무겁다. 주머니 속에선 묵직하고 걸을 때 마다 그의 다리를 친다.  부드럽고 빗물 같은 유리. 이 유리문진은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상징이다. 나에게는 어쩐지 스노우볼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훗날 그가 체포되는 그 시점에 유리문진이 무자비하게 던져지고 깨진다. 여기서 또 나에게 어필하는 디테일이 있다; 유리 문진 속 산호는 생각했던 것 보다 작았다는 것 ; 유리는 돋보기 역할을 하니까. 물도 생각보다 얕아 보이고, 그 속에 있는 것은 실제보다 더 커 보인다.

 

과거는 그렇게 곰곰이 반추해보는 것이지만, 그러나 그것에 함몰 되어서도 안된다. 과거를 알되 과거에 파묻혀서는 안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