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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194

Frankenstein 단어노트 이상하다. 보통은 원서를 2/3쯤 읽으면 그래도 좀 수월해진다. 작가가 자주 쓰는 단어들, 문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시작할 때 괴로웠던 만큼 괴롭지는 않아 지기 마련. 좀 나아진다. 그런데. 프랑켄슈타인 원서는 아직도 어렵다. 매일 조금씩 읽기 시작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 마당인데도. 가만 생각해보면. 단어를 너무 안 찾아보고 버틴 것 같다. 그래도 한 챕터에 3~5개 정도 단어는 찾아봤는데, 한 번도 안 찾아본 날이 더 많았다. 보통은 번역본 보고, V-club10분 내외의 영상 보고, 톡방 다른 사람들 단상 보면서 힌트를 얻으면 충분했는데. 그래서 이만큼이라도 오긴 했지만. 더는 안 되겠다. 지금부터라도 단어를 좀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00년대 원서의 세계는 좀 더 정.. 2023. 12. 24.
오두막의 노래 Volume 2에 등장하는 오두막 식구들이 노래를 부른다. 프랑스의 지식인 집안이었던 아버지, 아들, 딸. 그리고 아들의 연인까지 모두. 프랑스 혁명기 직후였던지라 파리에 살던 부유한 이교도 튀르키예 상인은 (당시는 터키 상인) 쉽게 표적이 되었고, 투옥되어 사형에 처할 위험에 처한다. 이 불의를 참지 못한 아들이 튀르키예 상인을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면식도 없었는데 오지랖도 넓지. 그 사이 아들은 튀르키예 상인의 딸과 사랑에 빠지고. 그렇고 그러다가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아들은 사랑하는 튀르키예 여인을 두고 가족과 재회하여, 프랑스를 떠나 독일(?) 어딘가의 시골 오두막에 자리잡고 살고 있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은 그들의 오두막 헛간에 숨어들어 거기서 1년여를 진내다. 그의 눈에는 .. 2023. 12. 19.
인생책과 선악과 인생책 3권. 메리 쉘리의 속 피조물에게는 그의 인생 방향을 바꾼 책 3권이 있다. Volume 2에 나온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이 탄생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빅터에게 말하는 부분이다. 그는 아기처럼 호기심이 많았고, 사람의 온기와 먹을 것을 찾았다. 그러나 보는 사람들마다 기절하거나 도망가거나 공격했기에 그 같은 욕구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웠다. 그는 시골의 어느 오두막집 헛간에 당도했다. 자신의 외모가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을 인식하여 그곳 사람들에게 철저히 자신의 모습을 숨기며 기거한다. 마른 잠자리, 약간의 온기, 물과 물을 떠마실 수 있는 컵이면 행복했다. 본디 마음이 선량한 그는 그 오두막집 사람들을 관찰하며 '인, 의, 예, 지'를 갖춰갔다. 그곳에서 1년여의 시간을 보내며 말과 글을 .. 2023. 12. 18.
테이크아웃 커피말고 오늘처럼 비가 부슬부슬 어쩐지 몸이 으슬으슬 어깨가 천근만근 날에는 따끈한 커피 한 잔 상상하면 퍼지는 향긋한 냄새 푹신한 자리 감촉 참 좋긴한데 잔에서 전해지는 온기도 참 좋은데 마시고 나면 몸속에서 부대끼니 속을 자극하지 않는 따뜻한 것이 좋겠다 어묵? 어묵은 됐고 국물만 한 컵 마시면 좋겠다 무 마늘 꽃게 명태 파 소금 그리고 국간장 테이크아웃 커피 팔 듯 테이크아웃 어묵국물을 판다면 내 아침은 그걸로 확실히 깨어날 듯 어묵국물 까페 파채어묵 명태칩 토핑 갈릭 후레이크 페퍼파우다 가득 ... 어라 괜찮은데?! 테이크아웃 커피말고 테이크아웃 어묵국물 상상 한사발 벌컥벌컥 2023. 12. 14.
햄릿의 연기, 연기, 연기 오랜만에 연극을 보러 갔다. 소극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퀴퀴하고 쿰쿰한 냄새가 났다. 환기 안 되는 지하 공간에, 땀 흘리는 사람들. 내게 각인되어 있는 연극의 냄새다. 대학로 어느 소극장에서 오랜만에 그 냄새를 맡았다. 이 날의 극은 디스토피아 이야기로, 스토리 자체는 그저 그랬다. 책이나 영화에서 더 많이, 더 치밀하게 접해온 소재였다. 그러나. 배우들의 기(氣)랄까. 연기자들의 생생한 눈빛과 힘 있는 목소리가 그 모든 엉성함을 압도했다. 연극의 매력은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배우들에게 있음을 느꼈더랬다. 사실 어쩌다 연극을 볼 때마다 느낀다. 소문으로만 무수히 들었던 그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도 연극이었다. 연기 演技 Play. 지문과 대사로 이뤄진 희곡. 그래서 내게는 접근이 어려웠던 책이다. 아버지를.. 2023. 12. 13.
소박한 즐거움 첫 번째 이야기 묶음, volume 1 후반부에 소박한 즐거움에 대한 말이 나온다. If the study to which you apply yourself has a tendency to weaken your affections, and to destroy your taste for those simple pleasures in which no alloy can possibly mix, then that study is certainly unlawful, that is to say, not befitting the human mind. p.56 Mary Shelly, Penguin (1831) 프랑켄슈타인이 독일로 유학 가서 전념한 연구는 생명체를 만들어 생기를 불어넣고 움직이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 2023.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