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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읽기/걸리버여행기

밋밋하고 만만한 첫 문장

by 은지용 2024. 4. 1.

 
 
안녕하세요?! <걸리버 여행기> 책 모임 진행을 맡은 쟝입니다. 책 모임은 끼기만 했지만 이렇게 시작하는 말을 꺼내는 것은 처음이네요.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다지요. 읽고 싶었던 책, 설레는 마음 일으켜 용기를 내봅니다. 아마 저 뿐 아니라 같이 읽으러 온 분들도 첫날이라 떨릴 수 있을 듯요. 걸리버는 이런 떨리는 마음 별로 얘기하지 않습니다. 아주 담담하게 얘기를 풀어가지요. 자신의 감정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달까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말이 있지요. 걸리버 여행기가 풍자 소설로 손꼽히는 것은 이 특유의 거리감에서 출발할지도 몰라요.
 
이번 주 읽을 릴리펏은 심지어 스케일이 다른 소인국. 가까이하려야 가까이하기 어렵습니다. 소인국의 삶을 거인의 시선으로 보게 됩니다. 산 위에서 세상 내려다보듯 말이죠.
 
 
이야기를 시작하는 첫 문장은
참 밋밋하기 그지없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노팅엄셔에
자그마한 땅을 갖고 있었다.
My father had a small estate
in Nottinghamshire;
I was the third of five sons.

 
 
 
대단한 자산을 타고나지 못한 걸리버는, 심지어 다섯 명의 아들 중 셋째였다고 합니다. 걸리버란 사람에 대한 거리감이 확 좁혀집니다. 엄청난 귀족이나 부자 아니고, 스스로 먹고 살 길을 찾아가야 하는 보통의 우리 속에 있는 누군가 일 수 있겠다 싶어요.
 
대단한 자산을 타고나지 못한 걸리버는, 심지어 다섯 명의 아들 중 셋째였다고 합니다. 걸리버란 사람에 대한 거리감이 확 좁혀집니다. 엄청난 귀족이나 부자 아니고, 스스로 먹고 살 길을 찾아가야 하는 보통의 우리 속에 있는 누군가 일 수 있겠다 싶어요. 
 
노팅엄셔는 어떤 곳일까요?

구글에 물어보니 런던 북쪽 버밍엄 근처의 시골마을이네요. 지명에 어미로 붙는 '-셔(shire)'는 고을, county를 뜻한다고 합니다. 반지 제왕 이야기에서 호빗마을이 있는 '샤이어(shire)'도 이 어미에서 따온 걸지도 몰라요. 시골 느낌이 물씬 납니다. 
 
노팅엄셔는 의적 로빈후드 전설과 셔우드 숲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주인공의 뿌리가 노팅엄셔라는 것은 작가가 '사회 정의'에 관심이 많다는 냄새를 풍기는 듯합니다. 별 근거없는, 망고 제 생각입니다^^
 

빨간 점선 표시가 노팅엄셔



여러분은 책의 앞부분 어떻게 느끼셨나요?
다른 분들의 느낌, 웃음 포인트, 힘 빠지는 포인트 궁금합니다.
이번 주 책장을 넘기면서 메모했다가 4월 한달간 월, 금 인증 날에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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