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일.
여느 그렇고 그런 만우절이 아니다. 내가 아이를 낳을 날이다.
2012년 1월 11일.
여느 그렇고 그런 내 생일이 아니다. 오늘이다.
어느날 갑자기 결혼이란 단어를 실감하게 하는 누군가를 만나고, 덜컥 식을 올려버리고, 시댁식구가 생기면서 덩달아 친정식구도 생기고, 거기에 조카가 태어나는 사건이 일어났고, 내 뱃속에 아이도 생겼다. 눈 깜짝할 사이에 30년 이상 도무지 나의 것이라 생각해본 적 없는 일들이 1년 안에 일어나고 있다.
사실 순차적으로, 또 필연적으로 일어난 것이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문득문득 이 현실이 어색하다.
어색하기만한건 아니다 물론.
대부분의 시간이 어쩐지 낯설면서도 너무나 즐겁고 기쁘고 간혹 슬플 때도 있지만서도 대체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충족감을 느끼게 해준다. 안정적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 비로소 실감한단 느낌이랄까. 그만하자. 나도, 특히 내 친구들이 아직 적응하지 못하는 참 어색한 현실이다.
무엇이 그렇게 어색하냐고?
결혼이니, 사무실 여직원으로 일하게 된 것이니, 며느리로서 시부모님을 대하는 태도, 또 딸로서 친정부모님을 대하는 태도, 닭살돋도록 사랑스러운 JK곰돌낭군에 대한 마음 등은 차치하더라도. 이 모든걸 뛰어넘는 강력한 어색한 현실이 있으니, 엄마가 된다는 것이다.
내가 오늘 이 블로그를 만들면서 앞으로 기록하고 싶은 것은 이것에 관한 것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
물론 이 기록 중에는 종종 허구가 있을 수 있다.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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