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스페인 사람들의 범선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 전에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다 위에 파도가 치는 것은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범선은 인식하지 못했다. 모든 인디언의 존경을 받는 무당쯤 되는 어른이 오랜 시간 뚫어지게 파도가 치는 자리를 보다가 드디어 범선이 눈에 들어왔고, 그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도 범선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한다.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길거리에 임신한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또 길에 아이들은 어찌나 부지기수로 흩뿌려져 있는지.
영유아와 그 부모를 위한 시설이 공공장소에 부족하기 일쑤이며, 그런 시설은 어디가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이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버스 안에서는 함부로 넘어져선 안 되는 사람 앞이 있고, 길가다가 막 부딪혀서도 안 되는 사람이 있으며, 울퉁불퉁한 도로와 덜컹거리는 차가 너무나 불편한 사람, 대중교통의 양보석이 절실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이제서야 보인다.
사실 난 벌써 기억나지 않는데,
친구가 내가 “세상 여자들이 임신을 경험한 사람과 임신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돼 보인다” 했다 한다.
'산타클로스딜레마 > 만구개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 셋 낳다가 마흔? (0) | 2012.03.16 |
---|---|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 (0) | 2012.03.14 |
산타클로스딜레마 (0) | 2012.03.14 |
프롤로그 (0) | 2012.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