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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223

맡겨진 소녀 Foster I stand there breathing, making the sounds for a while to hear them coming back, one last time. Then I bend down with the bucket, letting it float then swallow and sink as the woman does - but when I reach out with my other hand, to lift it, another hand just like mine seems to come out of the water and pulls me in. p.76 Claire Keegan, faber 데칼코마니 작품처럼 너무나 예뻤던 장면. 동굴같은 우물에서 벌어진 풍경. 아이는 이 일로 맡겨진 .. 2023. 7. 31.
위대한 개츠비 「대도시의 어스름 속에서」 서른은 오는가 https://brunch.co.kr/@7bef61f7eaa2497/40 고전보다는 요즘 소설 같았다. 스콧 핏츠제럴드의 에는 잠들지 않는 도시의 감성이 감각적으로 묻어난다. 파티, 옷, 학력, 자동차, 연인, 전화, 결핍, 돈, 그리고 서른에 대해 얘기한다. 한반도 일제 강점기였던 1920년대에 미국 뉴욕에서는 이런 감성이 가능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주요 등장인물은 5명 정도. 파티광인 듯 아닌듯한 개츠비, 개츠비와 한 때 연인이었던 데이지, 데이지의 부자 남편이자 운동선수급 몸짱 톰, 데이지의 사촌인 프로골퍼 조던, 그리고 그들 사이에 끼어 있는 별 볼 일 없는 닉이 나온다. 닉은 데이지의 먼 사촌이며 톰과 예일대 동창이며, 어쩌다 개츠비의 대저택 옆집에 살게 됐다. 이야기는 닉의 시점.. 2023. 7. 21.
호밀밭 홀든과 수녀 둘의 아침식사 https://brunch.co.kr/@7bef61f7eaa2497/39 우리 사이 거짓말, 가방, 책호밀밭의 파수꾼. 홀든과 수녀 둘의 아침식사 | 혼자였다. J.D 샐린저가 쓴 주인공 홀든은 정말이지 외로워서 어쩔 줄 몰라한다. 그가 시도하는 대화들은 겉돈다. 고등학교를 brunch.co.kr 혼자였다. J.D샐린적 쓴 주인공 홀든은 정말이지 외로워서 어쩔 줄 몰라한다. 그가 시도하는 대화들은 겉돈다. 고등학교를 나오기 전 스펜서 선생님과의 만남은 대화라기보다 훈계였다. 기숙사 친구들과는 장난이 쉽지 대화는 어려웠다. 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동급생의 엄마와도 불가능했고, 택시기사는 업무로 바빴다. 호텔 클럽에서 만난 시애틀 관광녀 3명의 마음은 혹시 마주칠지도 모를 연예인에 쏠려 있어서 질문할 수 .. 2023. 7. 11.
“The unreality of reality” chapter 6 책을 읽기 시작할 때의 일이다. 아이가 와서 물었다. 위대한 개츠비? 재미있어? 내가 답했다. 응 재미있지. 근데 좀 쓸쓸해. 아이가 되물었다. 그럼 왜 제목이 위대한 개츠비야? 쓸쓸한 개츠비여야지. 그렇네. 당시 내가 보고 있던 부분은 solitary dinner나 개츠비가 바다 건너편 데이지 집의 초록 등을 보며 손을 뻗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마침내 나는 6 챕터에서 수긍했다. 개츠비가 왜 위대한지. 그는 자신이 세운 이상을 굳건하게 따르는. 신의 아들이었다. (미리 붙임: 여기 끄적인 것들이 다 그렇지만. 내 감상임. V-club에서 Plato의 이데아 Idea + Renan의 예수의 생애 Life of Jesus에 촉발되긴 했으나 망고 내 생각이라는 선을 긋는다. 나중에 부끄러울 수도 있으니 이.. 2023. 6. 25.
호밀밭의 파수꾼 「멈추고 싶지 않았다」 홀든 콜필드는 학교에서 또 쫓겨났다. 이번이 대략 네 번째다. 이번 퇴학의 이유는 낙제. 성적이 안 나와서다. 그는 학교를 또 그만두게 되었지만, 내 뜻과 아무 상관없이 흐지부지 부유하듯 학교를 떠나는 것은 더 싫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름의 작별의식을 치르려고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 정한 방식으로. 추운 날이었다. 학기말 학교 대항전이 열리는 운동장 위쪽에서 열광의 도가니에 쌓인 학교 전체를 바라보고 있다. 홈팀 경기의 이점을 살려 대대적인 응원이 펼쳐지는 전통 명문 펜시고등학교의 대동단결 현장인데, 그에게는 그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상대팀 기분을 오징어로 만들어버리는 치사한 수법이다. 그래도 애써 뭔가 아련하거나 좋은 것을 떠올리려 한다. 이제 이 학교와는 마지막이니까. 곧 작별할 테니까.. 2023. 6. 19.
수다를 녹음하다 첫 팟캐녹음과 종교개혁급 후기의 기록 팟캐스트를 해보자고 했다. 책을 읽고 와서 떠드는 건 지난해부터 계속 해온 일이다. 고전소설 골라서 읽고, 쓰고, 만나서 떠들었다. 책 얘기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 V클럽 불금온토 때부터 짐작은 했었지만, 정말 만날 때마다 눈물 쏙 빠지게 웃다 왔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나. 기억을 되돌리려 해 보면, 잘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진 빠진 기분은 아니고 뭔가 충전된 기분이었다. 존중받으면서도 툭툭 건드려진 기분. 표층부터 심층까지 제대로 털어낸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엄지들의 책 수다를 녹음한다 했을 때 별로 부담이 없었다. 오히려 즐거운 책 수다를 기억하기 좋겠다 싶었다. 남들에게도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는 사람이 신나면 됐지뭐 싶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 2023.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