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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일기

퇴근 후 책

by 은지용 2025. 1. 22.



숫자 계산
문제 해결
자금 결제
버럭 굽신
정치 신물
인간 인간

퇴근하면 다른 세상이 필요하다.
저녁을 먹고 아이를 안아보고 책을 펼친다.
두세 페이지만 봐도 충분하다.





로드 헨리가 도리언에게 들려주는 염세적이고 날카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런던 헨리의 서재 벽난로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산문 같은 삶에 너무 과도하게 투자하는 바람에 파산하지. 그러나 시로 인해 파멸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명예로운 일이야.”





소크라테스와 케팔로스가 아테네 외곽 항구도시 페이라이에우스에서 늙음에 대해 얘기한다. 중정에 올리브 나무가 있고 오후가 타들어간다.

“한번은 시인 소포클레스와 함께 있는데, 어떤 사람이 ‘소포클레스 선생님, 성생활은 어떠신가요? 아직도 여자와 잠자리를 함께 하시나요?‘라고 묻더이다.
그러자 선생은 ‘이 사람아, 그런 불길한 말은 하지도 말게. 거기에서 벗어나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네.
미쳐 날뛰는 포악한 주인에게서 도망쳐 나온 기분이야‘라고 대답하셨지요.“






이기적 유전자는 나를 우주의 한낱 먼지로 만들었다가, 아니 지구의 각질 세포쯤으로 만들었다가. 유구한 시간 동안 살아남은 유전자 간 엄청난 협력 사업의 결과물로도 만든다. 역사 속 영웅도 현세의 유명인도 세포로 대입해서 생각해 본다. 내 몸속의 이곳저곳 세포들에게도 그런 역사, 감동, 노고, 치열함, 성격, 유유상종, 대결 같은 것이 있겠다 하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는 생존 기계다…중략…생존 기계는 종류에 따라 그 외형이나 체내 기관이 매우 다양하다. 문어는 생쥐와 전혀 닮지 않았으며, 이 둘은 참나무와 또 다르다. 그러나 그들의 기본적인 화학 조성은 다소 균일하다.” (화학조성은 이데아, 문어 생쥐 참나무는 그림자?ㅎ)


“설계도로 치면 설계도의 페이지 각각에는 건물의 각 부분에 관한 설명이 적혀 있고,  각 페이지의 내용은 수많은 다른 페이지의 내용을 참조해야
비로소 의미를 갖는 것과 같다.”




배경음악은 hollow co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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