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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일기/이곳에서

by 은지용 2026. 2. 28.


바쁜데
쉬는 건 잠을 자야 쉴 수 있다

깨어 있을 때 멍 때리고 쉬는 건
어쩐지 하고 싶지 않았다

짬이 나면
책 읽고 쓰고 기록하거나
주변 먼지 닦고 정리하거나
회사 메일을 한번 더 살피고
내일 모레 가족 경조사 메뉴 생각
아이 영어학원 스케줄 및 결제 고민 등

엊그제 치과에 걸린 그림을 보는데
날씨 좋은 유럽의 어느 소도시에서
사람들이 강에서 수영하거나
큰 개 데리고 산책하거나
집 정원 캠핑의자에 앉아있다거나 했다
아무도 일하는 사람이 없었다
정말 저게 가능한가?

그럴리가 있나

그러면서도
오늘은 의식적으로 멍때리기를 해보자 싶었다
마침 오전 외출 때 핸드폰도 집에 두고 나왔..
그런데도 할 일을 생각하고 챙기는데
나는 멍때리기 휴양 불가 인간인가
싶어서. 정말 의식적으로.
노닥노닥 해봤다.
시간이랑
돈이랑

오후 4시반쯤부터 카페에서 밖을 바라보다 카페 문 닫을 시간 되어 나온다거나. 카페가 일찍 닫는 동네..

집 오는 길에 꽃집에 들러 후리지아 한움큼을 산다거나. 그러면서 서쪽 하늘에 희미하게 걸린 노을을 바라본다거나. 이건 왠지 댈러웨이 부인이 생각났..

내일은 다시 청소하고 세계사 책 읽고 새 학기 준비물 챙기고 교복 점검하고 학원 스케줄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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