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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일기/그곳에서

새벽 2시반의 공항

by 은지용 2024. 4. 16.


미국 애틀란타. 비행기가 꼬였다.
저녁 7시 도착했지만 9시45 출발 비행기를 못탔고
같은날 밤 10시30 비행기도 못탔다.
공항 탑승통로와 보안검색대 줄이 문제였다.
이제 남은 제일 빠른 옵션른 다음날 아침 7시30.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공항벤치에 자리 잡았다.
한밤 우버보다 환한 공항노숙이 나은걸까.
이미 13시간 비행으로 지친 나는
공항 벤치에서 쪽잠을 자긴했다
잠들뻔하다 깨고 15분 자고 뭐.. 그랬다.

Atlanta Business Chronicle 공항노숙도 연대기에 포함? 내 가방 위에 발 올리고 잠을 청했다.
이때가 11시. 새벽 2시까지 누웠다 덮었다 앉았다 이랬다 저랬다. 이쪽은 청소기 소리 요란해지기 전까진 조용하고. 인적도 드물었다. 그리고 좀 추웠다.



불편해서 일어나 있는 나를 그녀가 인도했다.
비행기 몇시야? 아이쿠 많이 남았네 이리와.
그녀가 나와 또 누군가를 데리고
어딘가로 간다.

그녀는 공항에서 야간에 일하는 사람이었다.

새벽 2시반, 그녀와 가는 길.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다.
청소 공사 청소 공사 한낮만큼이나 사람이 많다.
일일이 인사하고 칭찬해주고 안부묻는 그녀.
You know everybody here!

그녀가 안내해준 곳에는
칸막이 있는 넓은 의자 (등이 안시렵다)
발을 올려놓을 수 있는 스툴
누울 수 있는 소파
이런 것들이 있었다.
그녀 이름을 물어봤어야 하는데.
Thank you so much deer.

칸막이 큐비클이 있어서 그런가 일단 등이 따숩다. 넓기도 하고. 기록 꼭 해두고 싶었다. 고마워요 그녀.


공항은 어쨌든 잠 잘 곳은 아닌 것 같다.
새벽에는 온갖 비상상황 시뮬레이션도 하나?
사이키 조명에 알람이 울리질 않나 ㅎㅎㅎ
그래도. 낯선 곳에서 만난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새벽 공항 투어 덕에 춥지 않다.
등받이 소파 덕인가.

이제 다시 쪽잠을 시도해본다.
오전 10:30 미팅이 있다.






애틀란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려 했다.
연착없이 제 시간보다 무려 40분 일찍 도착했다.
그게 오후 7시였다.
환승시간 걱정없이 가겠수니 싶었는데 헐.
탑승통로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다른 탑승로가 온다고 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다른 게이트로 이동하겠다 했다가,
다시 탑승로 온다했다가,
1시간 반은 비행기 안에 있었나보다,
보안 검색대엔 왜케 사람이 많은지,
난생처음 해보는 이심은 뭐가 이리 헷갈리는지,
항공사 앱에서 확인되는 티켓은 헉!
이미 다음날 아침 출발 비행기다.
환승시간 11시간짜리.
다른 비행기 검색에 밤10시30 출발비행기 있다
그런데 보안검색대를 언제 통과할지 불확실
실수로 환승 통로 아니고 공항 밖으로 나가질 않나
아 피곤하다 예약해둔 호텔 취소하고
항공사 컴플레인 해보고
화장실에서 씻고
노숙자 모드로 쪽잠을 청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