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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일기/그곳에서

Damien Rice

by 은지용 2025. 1. 15.

 

데미안 라이스 콘서트에 다녀왔다.

이런저런 일정으로 압박감이 느껴지는 일정이었지만. 

다녀오고 다니 정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데미안 라이스의 조근조근 이야기 따라

웃고 노래하고 감상하고.

 

11~13살 남자아이 입장의 이야기가 참 기억에 남는다.

생일날 아침 엄마아빠가 서류가방 - 검정색에 지루한(?) 디자인-을 들고 선물이라고 한다. 가방을 열어보니 백만 달러가 들어있더라. 다 네가 쓰되 나쁘게 쓰진 말고 잘 써라 Use it well. 와우. 이게 웬 떡. 그런데 그다음 날도 백만 달러 가방을 주심. 그다음 날도. 다음날도. 계속. 그렇게 방에 가방이 가득 참. 내 공간이 없어짐. 그 백만 달러가 만약 돈이 아니라 정자라면? 그게 사춘기 남자아이의 상태. 그러면서 부른 노래는  I don't know로 시작했다.

 

처음 데모를 녹음할 때 마이크가 하나여서, 기타와 목소리를 동시 녹음하기 힘들었다. 신발에 마이크를 세우고, 무릎꿇고 앉아 마이크를 향해 숙인 채 노래하며 녹음했다는 얘기와 그렇게 공연.

 

관중을 초청해 함께 히트곡 Blower's daughter를 부르던 모습.

 

let me out을 제창할 때의 묘한 해방감. 그리고 그보다 한참 후에 노래를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자기는 미쳤을지도 모른다며. 상자 안에 tight 하게 들어갈 것을 요구받기 마련이지 않냐며. 노래가 됐든 무엇이 됐든 창의적인 자기 안의 무언가를 꺼낼 수단을 찾으라는 얘기. It is a big realese.

 

부담 없고. 담백하고. 가끔 힘 있고. 웃기고. 크지 않은 무대.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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