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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토일 경주여행 - 토요일 대릉원(천마총) - 경주빵 - 박물관(에밀레종) - 보문단지 숙소(점심) - 석굴암 - 불국사 - 보문단지 숙소(저녁) - 또 첨성대 토요일 아침. 부슬비가 내린다. 우산을 쓸까 말까 고민되는 정도의 비. 애들 아빠는 기차타고 경주로 내려오는 중이다. 오후에 비가 그친다니, 오후에 불국사, 오전엔 박물관을 가야겠다 싶었다. 부지런히 움직여 9시 전에 도착한 경주박물관은 그러나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10시에 연단다. 게다가 코로나로 입장인원 제한을 위해 예약도 해야했다. 차를 돌려 대릉원으로 갔다. 어제 밤에 봤던 그 무덤에 간다하니 아이들은 뭔가 으스스한 모양이다. 무덤 속으로 들어갈거냐고 연신 되묻는다. 대릉원 입구에 들어가서는 그러나 언제 들어가냐고 보채고 재촉한다. 무섭지만 얼른 보고 싶은 것인.. 2021. 6. 24.
금토일 경주여행 - 금요일 5월 가족의 기념일 즈음, 어린이날 주간 직후. 첫째가 학교에서 역사유적에 대해 배울 즈음, 그리고 1년 이상 가지못한 여행에 대한 갈증이 넘쳐날 즈음. 경주에 다녀왔다. 짧게. 금요일 오후 늦게 집을 떠나 일요일 오전에 경주를 떠나오는 일정으로. 아쉬움이 남으면 남는대로. 내년에 또 오면 되지 뭐 하는 일정으로 다녀왔다. 해가 지는 오후 내내 경기도 도심을 지나 충청도 산을 보고, 문경새재를 정점으로 도로에서 멀어지는 산새와 불 켜지는 마을, 들판을 달렸다. 아주 깜깜해졌을 때 경주에 도착했다. 피곤했지만, 금, 토, 일 일정 중에 금요일 오늘만 비 예보가 없었으므로 첫째가 궁금해했던 첨성대부터 갔다. 첨성대는 대릉원 옆에 있다. 5월 대릉원 일대 밤은 젊었다. 야트막한 기와지붕 건물들, 평원 위의 언.. 2021. 6. 19.
1984 천천히 한달여에 걸쳐 읽었다. 다 읽고 나니 호메로스의 오디세이가 생각난다. 오디세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긴 여정을 그렸다면 1984는 인간 정신이 완전히 몰락하는 여정을 그린 느낌이랄까. 책 속 세상에서는 당의 지시로 '홈트'를 하다가 프로그램 운영자가 나를 지적하기도 한다. 더 힘차게 하라고. 곳곳에 설치된 텔레스크린을 통해 나의 표정, 행동, 잠꼬대 마저 누군가의 감시를 받는다. 단어의 갯수는 점점 줄고 있고, 역사적 사실이 자꾸 바뀌며, 사람들은 바뀐 사실조차 금방 잊는 '이중사고'를 한다. 어찌된 일인지 여러모로 물자는 부족하고, 지구상에는 3개의 초국가만이 유지되고 있다. 다른 국가의 사람은 절대 만날 수 없다, 내가 중간계급인 외부당원인 이상. 병약한 중간계급 외부당원 윈스턴, 에너지 넘치는 .. 2021. 6. 1.
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 올더스 헉슬리 를 봤다. 역시나 혼자의 힘이 아닌 여럿이 함께 하는 동네책방모임을 통해 완주했다. 다 읽은지 몇 주가 지났다.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행복에 대해 다시 보고 고통에 대해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 공동체의 안정과 번영에 대해 다시 보고 개인의 고독에 대해 다시 볼 수 있어 좋았고.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과 고통스럽지만 성취하는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강렬했다. -------- 작가가 그린 미래의 영국에서는, 아이를 국가가 인공수정으로 계획적으로 낳고 기른다. 수정 직후부터 각 계급에 따라 키, 외모, 학습태도, 어떤 사물에 대해 갖는 태도 등을 학습시킨다. 이를테면 계급이 낮은 계층의 태아에는 알코올을 노출시켜 지능이 떨어지도록 유도하는 것과 같은 행.. 2021. 4. 29.
둘째가 태어난지 6년이 지났다 간만에 들어와 재미있게 읽은 책에 대해 몇 줄 남기고 내 티스토리를 돌아봤다. 둘째 이야기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집은 분명 4 식구다. 아기 때 울다가 스스로 잠들기도 하는 기적을 선사해줬던 둘째. 주위 어른 행동을 무섭도록 예리하게 관찰하고 따라하는 딸. 웃는 모습 눈부시고 명민하며 선악미추 관심많은 꼬마. 사랑한다 우리 둘째 꼬마 딸. 2020. 6. 11.
검사내전 재미있다. 검사실에서 만나는 온갖 사기꾼들 이야기가 재미있고. 피해자 유족의 상실감보다 피고인의 치질이 재판장 인권 이슈가 된다는게 재미있다. 도박으로 징역살고 나오자마자 또 도박으로 검사실에 끌려온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법이 규제하는 행동에 대해 왜 하면 안되는데?하는 질문도 흥미롭다. 보험사기와 조직적으로 연결된 병원사건에서 등장하는 절대 권력 마법사 이야기는 오히려 현실적이다. 검사는 대한민국이라는 여객선의 나사와 같은 존재라며, 여객선이 나아갈 방향 생각할 것 없이 지금 물고 있는 철판이 떨어지지 않게 꽉 조이고 있는게 최선이라던 어느 선배의 전언이 새삼스럽다. 재판을 인공지능에 맡기는 발상이 발칙하고, 인공지능은 결국 인간이 쌓아온 경험치를 통해 배우고 판단하는 것이기에, 사법계 인공지.. 2020.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