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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안면도, 숨은 ○○ 찾기 충남 태안군 안면도는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과 꽃 박람회 개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 관광지다. 휴가철이면 안면도를 관통하는 77번 국도가 몸살을 앓을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사실 이 맘 때 안면도에는 여전히 덜 알려진 여행 거리가 숱하다. 보물찾기 하듯 국도 옆 사이 길을 더듬어 가면 그 끝에 한적한 바다가, 마늘 밭에는 귀한 육쪽마늘을 발견할 수 있다. 길가 간이 농산물집하장이나 노점에는 제철 농산물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바다 속에는 우럭, 꽃게 그리고 고래가 있다. *비 오는 여행길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막 안면도에 진입하는 천수만 A, B방조제에 들어섰다. 양 쪽으로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할 정도로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난다. 왼편으로 평평한 물 밭이, 오른편으로 끝없는 논 밭. 잠시 차를 세.. 2010. 6. 30.
여직원의 역할 여직원. 여기에서 일하다보면 여직원이라는 단어를 종종 듣는다. 전에도 들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참고로 나는 여자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도 하니 여직원이겠지. 그런데 전 직장에서는 그렇게 불리지 않았다. *기자, 그리고 가끔 무슨 신문사 여기자라고 불렸던 듯. 난 페미니스트라고 할만한 사람은 못된다. 여성의 권리 어쩌구 저쩌구를 쟁취할 정도의 투지도 없다. 그저. 전에 회사의 그 누구도 나에게 커피 타줄 것을 원하지 않았고, 입출금 심부름도 기대하지 않았다. 나의 책임이 분명한 일들이 있었고, 그에 걸맞는 권리도 있었다. 이를테면 출입처 관리 같은 것? 시간이 흐르고, 이런 저런 일들을 거치며 직업을 바꾸게 됐다. 경기도내 한 중소 제조업체 사무실에서 이런 저런 사무.보.조.를 하고 있다. .. 2010. 6. 18.
하회마을에서 헤매다 2010년 5월 안동 기행 봄의 한 가운데. 초여름을 향해 생동하는 산천을 만끽하며 한 숨 돌릴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산천초목과 어우러진 한옥집에서 쉬어가며, 원기회복을 돕는 특산물도 손에 쥘 수 있는 곳. 마(산약)로 이름난 경북 안동이다. 하긴, 부산까지 내달려야하는 낙동강도 하회마을 즈음에선 마을을 휘돌며 쉬어가지 않던가. 이번엔 안동(安東)이다. @ 한옥에서의 하룻밤 저녁 무렵의 마을은 평온했다. 햇빛도 땅에 눕다시피한 시간. 낮은 담 사이로 펼쳐진 안동 하회마을의 골목길 정경이 사람 마음을 푸근하고도 노곤하게 한다. 어디선가 밥을 짓는지 연기냄새도 난다. 입구에서 미리 전화해둔 한옥 민박집만 찾아 몸을 누이면 되는데. 헌데, 도무지 찾아갈 수가 없다. 집집마다 문 앞에 번지를 뜻하는 숫자가 적.. 2010. 5. 30.
봄 햇살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충남 논산 2010년 4월 논산기행 봄이면 찾아오는 그 분이 오셨다. 오후면 어김없이 온 몸을 나른하게 만드는 춘곤증. 꽃나무는 해가 높아지면 형형색색 화려한 망울을 터뜨리는데, 사람이란 동물은 빛에 이렇게나 다르게 반응한다. 대책 없이 피곤한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은 상큼한 비타민 C. 마침 세상에는 봄이 제 철이며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이 있다. 딸기! 그래서 이번에는 충남 논산의 딸기 체험농장을 찾았다. * 비닐커튼 안 비밀의 정원으로 비밀의 정원에 들어서듯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내딛는다. 비닐하우스의 하얀 비닐 장막을 걷고 들어간 딸기 농장 안은 달큰한 향이 살짝 감도는 듯도 하고, 햇빛이 유난히 눈부신 듯도 하고, 바깥보다 좀 더 따뜻한 듯도 하다. 입고 있던 외투는 얼른 벗어버렸다. 온실 속의 화초란 말처.. 2010. 5. 18.
정남진 봄 마중 2010년 3월 장흥기행 연일 남풍이 따사롭다.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던 겨울을 지낸 터라 남쪽으로부터의 봄소식이 마냥 반갑다. 한반도의 봄이 제일 먼저 오는 곳은 남도, 그 중에서도 서울의 정 남쪽에 자리한 전남 장흥은 그 중 첫째가 아닐까. 겨울의 끝을 알리는 동백과 봄철 키조개, 표고버섯의 향기가 봄철 아지랑이 마냥 오감을 간질이는 그곳, 장흥에 다녀왔다. * 남쪽으로 아직 깜깜한 새벽, 우리나라 지리표시의 기준점인 서울 광화문의 정남쪽을 향해 차를 몰았다. 목적지는 전남 장흥. 남풍을 좇아 밤을 달리다 동녘에 빨간 해가 떠오른건 서천이나 영광을 지날쯤이었다. 동 트는 하늘에 비친 산 그림자의 나뭇가지는 분명 앙상했건만, 정남진의 나무들은 과연 달랐다. 군내 곳곳 가로수로 심겨진 종려나무와 여기저기.. 2010. 5. 17.
그사람은 Intro 방년 32세의 선 자리 실패담이다. 2009년 캐나다로 1년여간 떠난 휴가 전후로 1년씩, 대략 2년이 살짝 넘는 기간에 거의 한 두달에 한 번씩은 선을 봤다. 하긴 휴가 전에는 비단 1년간만 본게 아니라 틈틈이 직장생활하는 내내 봤다고 하는게 맞겠다. 소개팅이라고 말해두고 싶지만, 대부분이 엄마와 이모가 주선해준 것이니 '선'이 맞다.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결혼에 전혀 마음이 없던 나로선, '엄마와 이모가 지칠때까지'라는 전제 하에 마련되는 자리에 모두 나갔다. 그리고 횟수가 늘어갈수록 옛날옛적 015B(공일오비라고 읽는다)라는 그룹이 여성폄하 물의를 일으키며 히트쳤던 노래, 그 노래의 가사 '어디서 이런 #자들만 나오는거야~~이야이야이야이야이야'에 싱크로율 200%. 엄마와 이모가 지치기 전에 내가.. 2010.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