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38 BOOK TWO/ 책 속의 책 1984에는 책이 한 권 등장한다. (Signet, P.184~217) 주인공 윈스턴이 오브라이언을 통해 얻은 '그 책'은 공공의 적 엠마누엘 골드스타인이 쓴 것으로 전해진다. 윈스턴은 형제단 일원이라면 모두 그 책을 읽을 것이라 생각한다. 갑자기 적국이 바뀌는 통에 진리부 행정직 윈스턴은 모든 서류를 바꿔치기 하는 삽질에 연이은 야근을 한다. 1984에서 과거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연속이기 때문에. 적국은 변하지 않고 언제나 같아야 한다. 몇날며칠 연이은 야근에 몸이 젤라틴처럼 퍼질 때 쯤 일이 마무리됐고 그는 '그 책'을 들고 드디어, 그만의 프라이빗한 채링턴씨 상점 위층으로 간다. 폭풍업무 후, 프라이빗한 공간에 와있고, 줄리아가 곧 올 것이고, 한정된 고독 속에, 바깥에서 적당한 소음이 들려오는.. 2021. 11. 25. BOOK TWO/ 정치인을 대하는 그들과 우리의 자세 증오주간 한가운데 적국이 바뀐다. 유라시아에서 이스트아시아로. 이제 윈스턴이 사는 오세아니아는 유라시아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언제나 이스트아시아와 싸운 것이 되었다. 증오주간을 위해 도로 곳곳에 설치된 유라시아사람들 사진이나 포스터, 구호가 다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인식방법이 가관이다. 우리는 본래 이스트아시아와 전쟁중인데 적국의 스파이가 우리를 교란시켰다며 소란이 인다. 유라시아를 비난하던 광장의 내부당원 연사는 대상 이름을 연설도중 이스트아시아로 바꾸기만 했을 뿐, 아무런 설명도 머뭇거림도 없이 연설을 열정적으로 계속 한다. 광장의 군중 사이에서는 대상이 바뀌었다는 이해가 수면 위 파문이 번지듯 퍼지고, 군중은 계속 열광한다. Without words said, a wave of und.. 2021. 11. 18. BOOK TWO/ 스노우볼챕터 시간이 정지된 유리 문진. 별 쓸모도 없지만 그냥 예쁜, 투명한 유리 문진 안에서 펼쳐지는 장면으로 윈스턴의 꿈이 묘사됐다. 그의 의식 깊숙한 곳에 꼭꼭 숨겨두었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챕터 7~8페이지는 스노우볼 흔들듯이 자꾸 흔들어서 보고 또 보고 싶은 부분이다. 이것을 잊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 컸기에, 길게 읽기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여름밤 소나기가 그친 후 부드러운 빛으로 넘쳐나는 유리 문진 안에서 어린시절 엄마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것 같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그 몸짓을 (the gesture) 반복하고 있다. It was a vast, luminous dream in which his whole life seemed to stretch out before him like a landscape o.. 2021. 11. 15. 1984 를 시작하며 지난 9월부터 를 다시, 원서로 읽고 있다. 주말 제외 하루 약 3~5페이지 정도의 일정으로 보고 있다. 한글로 읽으면 몇 주면 읽겠지만, 원서로 읽으니 더 느리다. V-Club이란 곳을 통해 4달동안 진행되는 스케줄로 12월말에 마무리된다. 조지오웰의 다른 책들도 기웃거리면서 책 속으로 푹 빠져드는 여행아닌 여행 느낌이다. 느리게. 오래. 길게. 깊게. 읽는 동안 매일의 분량에 대해 소소한 단상을 단톡방에서 공유하고 있는데, 기록하지 않으면 이 또한 다 흩어져 없어질 것. 흩어져 없어지더라도 좋은 것일테지만, 나는 왠지 그 먼지들을 모아서 잘 쌓아놓고 싶다. 또 어떤 책을 쌓아두게 될까. 매일의 분량을 읽으며 들었던 느낌과 에피소드를 조금 기록해둔다. 부질없이. 2021. 11. 15. 직업 2 그래서 나는 뭔가 다른 일을 벌이는 나를 상상한다.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은 서점이다. 한가한 서점. 여행과 산책을 테마로 하는 아주 한가한. 마당도 있으면 좋겠다 하하... 그 일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일상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의 벌이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부양할 가족이 있고, 갚아야할 부채가 있으므로. 차선책으로 현 직업을 유지하면서 이것저것 끄적여보는 일을 상상해본다. 졸업논문이 '나를 인류학하기'였는데. 정말 쓰레기 같았지만. 40대에 들어서니 또 해보고 싶다 하하... 언젠가 한 해외 바이어가 내가 인류학을 전공했다하니, 처럼 한국관련된 인류학 서적을 추천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10년정도가 지났고. 10월의 지난 어느 날, 그가 또 물었다. 그때도 지금도 선뜻 답을 못했다. 검색해보다.. 2021. 10. 26. 금토일 경주여행 - 일요일 일요일 일정은 짧았다. 황리단길의 기념품 가게 한 군데 들렀고. 그 길 입구에 있던 교리김밥을 포장해서 차안에서 먹으며 집으로 갔다. 비가 오락가락했다. 기념품 가게 가는 길에 본 어느 마당있는 카페는 나중에 가고 싶었으나 그 날은 가보지 못했고 이름도 기억에 못남겼다. 이번에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것은 경주에서 기념품 사는 것에 관한 것이다. 짧은 경주여행에 첫째가 원하는 물품 구매가 '할일목록'에 있었다. 칭찬포도를 차곡차곡 다 채운 첫째의 요구였다. 이 녀석은 심미안이 남다른 것인지 결정을 잘 못하는 것인지 기념품 하나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 대릉원 앞 기념품가게, 경주박물관, 석굴암과 불국사 앞 자판에서 기념품을 고르기 위해 애썼지만.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지 못했다. 나의 핀잔도 한 몫 했을.. 2021. 8. 15.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