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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스, 이오니아, 먹고살기 힘들어지면, 초인 _Day 13, 14, 15 소크라테스 변론 계속 읽고 있습니다. 이제 중간 지점을 지나온 것 같습니다. 생각이 머물렀던 자리들이 있는데, 완성된 글로 남기기가 왜 이렇게 어렵나요. 매일 글 쓰는 분들 정말 어떻게들 하시는 것인지. 대단합니다. 글이 되지 못한 생각들이 하루 이틀 자꾸 쌓여갑니다. 귀한 연휴의 마지막 날, 한 꼭지는 남기고 싶은 욕심에, 생각이 머물렀던 좌표만 공유합니다. 소크라테스는 기소 내용 가운데 '국가가 정하는 신을 믿지 않는다'는 부분에 대해 멜레토스에게 질문합니다. 기소내용이 소크라테스가 신을 믿지 않는단 것인지, 다른 신을 믿는단 말인지. 멜레토스는 답합니다. 소크라테스는 무신론자라고. (you are a complete atheist.) 소크라테스가 이런저런 방법으로 추궁하자, 멜레토스는 배심원들을 향.. 2024. 2. 20.
이야기를 쏟아내나요?_호밀밭의 파수꾼 1편 [고전이 재밌다] 책 읽는 톡방에서 만난 이들이 책으로 떠드는 게 좋아서 책 속 음식도 하고 녹음도 하고 있습니다. 네. 노는 것도 정성입니다^^ 어느덧 다섯 번 째 책을 팟빵에 올립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8852/episodes/24880488 사람들은 대부분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보고 나서야, 가장 재미있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는 거죠. 그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말하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신나게 하고 있다면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겠다는 거지요. 전 누구라도 신나게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P.244 J.D 샐린저, 민음사 이야기를 쏟아내나요? ​ 누구한테 털어놓나요? 엄마, 배우자, 오늘 사우나에서 처음 만난 사람,.. 2024. 2. 19.
Day 9, 10, 11, 12 멜팅 멜레토스 이번 주 내내 멜레토스는 녹아내렸습니다. 멜레토스는 소크라테스를 기소한 인물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앞서 그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떠돌게 된 이유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그에게 내려진 신탁, '그 보다 더 지혜로운 자는 없다'는 신의 말씀을 해독하려고 다닌 일을 전했죠. 그 과정에서 정치인, 시인, 장인, 연설가 등 지혜롭다 알려진 자들을 찾아가 그들의 무지를 공개적으로 확인하면서 뜬소문 같은 반감이 생겼다고요. 이제 그는 그를 법정으로 불러낸 이름 있는 기소인들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본격적인 변론이죠. 기소장은 멜레토스 Meletus, 아뉘토스 Anytus, 뤼콘 Lycon, 세 사람 이름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멜레토스는 시인을 대표하고, 아뉘토스는 정치인과 장인을, 뤼콘은 연설가를 대표하여 소크라.. 2024. 2. 4.
Day 7, 8 생각보다 독실한 소크라테스를 미워하는 사람은 날로 늘어갔습니다. 지혜롭다고 이름난 유명 정치인, 시인, 장인들을 찾아가 그들의 무지를 지적하는데 당연하죠. 아무리 감정보다 사고에 기반한다는 T형 인간이라도 좀 도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정치인을 찾아가서 그들의 무지를 지적한다면, 이렇게 한가로이 카페에서 책 보고 끄적이고 있을 수 있을까요? 델포이 신탁에 의하면 소크라테스는 매우 지혜로운 자일텐데, 왜 자꾸 이런 현명하지 않은 행보를 이어갔을까요? 책을 읽는 일곱째 날과 여덟째 날에 그 이유가 나옵니다. 신의 말씀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기에 그럴 필요가 있었다고. 또 신에게 순종하여 세계를 누비며, 지혜로워 보이는 자라면 시민이나 이방인이나 구분하지 않고 질문했다고 말이죠. 물론 그 사람이 지혜롭지 않을 경우, .. 2024. 1. 30.
Day 5, 6 지혜가 뭐더라?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증인으로 델포이의 신을 지명합니다. I will refer you to a witness who is worthy of credit; that witness shall be the God of Delphi. 델포이 신은 예언의 아폴론을 뜻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국가 대소사를 결정할 때 신탁을 들어 가이드를 잡았다죠. 아무도 감히 대항할 수 없는 신을 증인으로 내세우는 70살 넘은 영감의 배포가 대단합니다. 뻥카를 치더라도 이 정도는 되어야 이름을 남길만 하구나 싶었어요. 델포이의 신이 어떻게 증인이 되는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 그에 대한 소문이 흉흉해진 것은 그의 지혜 때문인데. 그것은 그저 사람이라면 획득할 수 있는 것이며 (wisdom such as may be attai.. 2024. 1. 24.
Day 4 지혜를 구매할 수 있을까 요즘은 지혜를 얻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명품 같은 물건에 돈을 쓰는 것보다 더 숭고해 보이기도 합니다. 명사의 수백만 원짜리 강연, 차별화된 값어치의 자기 계발서적, 들어가기도 어려운 유명 학원 강좌 같은 것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비슷한 가격의 명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숭고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넷째 날 에선 여기에 물음표가 찍힙니다. 고대 그리스에는 소피스트라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돈을 받고 지혜를 가르쳐주는 최초의 직업 교사라네요. 지리, 수학, 문법 등도 가르쳤지만 출세를 위해 수사학 즉 대중연설기법, 달변의 기술 같은 것을 특히 많이 가르쳤다고 합니다. 중학교 윤리시간에 이들이 궤변론자란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아마 달변가들이라 그랬나봅니다. (당시 저는 소피스트.. 2024.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