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231 오미자맛 벼룩시장 2022. 5. 15 화창한 일요일 낮 어제 동네에서 벼룩시장이 열렸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는, 다시쓰기도 하는 시장. 아이들 말로는 사람 100명 이상, 물건 1,000개 이상이 있었다고 한다. 바람 많이 불던 5월의 토요일, 아이들도 나도 난생 처음 벼룩시장에 참여하면서 복잡다단한 감정과 대응의 모습을 봤다. 다섯가지 맛이 난다는 오미자. 오미자차를 마시며 어제의 맛을 회상해본다. 쌉쌀한 맛. 물건이 안 팔릴 때. 시장에 사람들이 많고 왁자지껄하다. 그런데 내 물건 앞은 조용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말이 없다. 여기저기 신나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내 물건은 펼쳐진 돗자리에 남겨져있다. 이때 씁쓸했다. 또 마음에 드는 몰랑이 인형이 있었는데, 1,000원이라 살 수도 있었는데, 내가 번 소중한 .. 2022. 5. 15. 톰아저씨 트리하우스 아이들과 강화도에 다녀왔다. 올해에만 세번째다. 우리가 강화도에 가는 이유는 한 가지다. 톰아저씨 트리하우스. 처음엔 초지진도 보고 전등사도 들렀는데, 두번째 세번째에는 오로지 톰아저씨 트리하우스에만 머물렀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주말예약이 하늘의 별따기가 된 곳이라 또 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찬바람이 불어야만 예약이 가능해질 것 같다. 한동안 못갈 것 같은데 이쯤에서 톰아저씨 트리하우스에 대해 기록해둘까 싶다. 톰아저씨 트리하우스는 강화도 마니산 산자락 아래, 서해바다 바라다보이는 산기슭에 있다. 여기에 톰아저씨라는 사람이 만든 놀이터가 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짚라인, 미끄럼틀, 모래놀이, 그물놀이 등의 놀이기구와 트리하우스가 몇 채 있다. 트리하우스가 대략 6~7채, 별모양 창문이 있는 .. 2022. 4. 26. 직업의 팔할은 우연 뭐가 되고 싶냐는 어른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법. 직업에 관한 책이다. 믿고 보는 알랭드보통. 직업에 대한 실질적이고도 근원적이면서 명쾌하고 친절한 이야기이다. 도저히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접근은 초4가 된 아이를 염두하고 구매 했는데, 와 이거, 나 혼자 보고 또 보고 있다. 책은 ‘왜’라는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나의 직업을 찾는데 꼭 필요한 질문이며 익숙해져야 하는 근원적이고 불편한 명제가 바로 그것이다. 직업은 무엇일까? 돈받고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왜 누군가는 나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그 일을 시킬까? 누군가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탁소는 우리가 빼기 힘든 얼룩을 특수 약품과 기계를 써서 빼준다. 억대 연봉 프로그래머가 치매에 걸린 노모를 돌봐줄 요양사를 .. 2022. 4. 17. Without the memories, it’s meaningless 원서읽기모임 v-club의 프랑스어소모임 톡방에 남긴 말을 옮겨 본다. 프랑스어는 정말 너무나 새롭다. 완전히 외국어다. 그 가운데 방장님이 영화 ‘라따뚜이’의 노래 한 곡을 프랑스어*한국어 자막과 함께 소개해줬는데, 이게 신의 한수였다. 잘해보자고 학습지 구매해서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이 외국어 같은 언어에 살짝 질리기 시작했던 차였다. 프랑스어가 남의 일처럼 느껴질랑말랑 할 때 감동과 웃음이 있던 이야기로 프랑스어에 접근하니, 뇌도 좀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또 기억전달자가 떠올랐다. ——— 2022.3.16 수요일 +15 (+4) 학습지 4일차. 도대체 왜 저런 악상accent를 표시하고, 발음하지도 않을 자음은 단어 끝에 왜 써놓는지 모르겠네요 @.@ Comment allez-vou?.. 2022. 4. 3. 냄새가 사라졌다 2022. 3. 27. 일요일 지난주 일요일 이맘때 희미하게 느꼈다, 냄새가 희미해졌다는 것을. 남편이 라면을 끓이고 있었고, 큰 아이가 멀리서 "라면 냄새다!"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평소 같으면 내가 먼저 맡았을텐데, 내 감각기관에는 아무런 자극이 없었다. 하루가 지난 후 나는 확진자가 됐다. 요즘 유행하는 감염병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다고 확실하게 병원에서 진단받았다. 코로나 19는 나에게 그렇게 아픈 병은 아니었다. 타이레놀 3~4알 정도 먹었고, 평소에도 찾아먹는 오메가3, 강황, 비타민C 외에 다른 약이나 보조제는 필요없었다. 하루이틀 머리가 아팠고, 하루이틀 콧물이 났고, 반나절 정도 코막힘 있었고, 또 다른 반나절엔 가래가 있었던 듯 싶다. 끙끙 몸져 눕는 상황은 없었다. 변덕스러운 감기와 .. 2022. 3. 28. BOOK ONE/ 그 남자, SYME 책에 사임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주인공 윈스턴의 가까운 동료이다. 책에선 동지의 개념이지만, 윈스턴은 동지들 가운데서도 좀 더 같이 있기에 즐거운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You did not have friends nowdays, you had comrades; but there were some comrades whose society was more pleasanter than that of others. (Signet, P.48) 그는 땅딸막하고, 안경을 낀 똑똑한 언어학자로, 살짝 변태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도 윈스턴처럼 내부당원이다. 그는 '신어사전' 편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당에 완전히 충성하는 정통파(orthodox)이지만, 타고난 심미안과 그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정통파로 남아있기에 살짝 .. 2022. 3. 13.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