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사건
2022년 10월 한달 간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 을 읽었다. V-club 선생님이 텀블벅 펀딩으로 발행한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매일 아주 짧은 분량 - 10줄에서 20줄 내외- 원서를 읽고 녹음하고, 생각하고, 되짚어보고, 짧은 느낌이나 생각을 톡으로 나누고, 그러면서 또 되짚어보게되는 프로그램이었다. 한 방에 10명 내외의 사람들과 함께 했다. 마지막 챕터를 읽고 제임스 더피의 완벽한 침묵과 어둠 속에 함께 잠길 때 즈음이 할로윈이었고, 이태원 참사 사건이 발생했다. '가슴 아픈 사건'이란 단어로 담아낼 수 없는 일. 소설 속 신문기사와 그 제목처럼, 당사자에게는 저 단어와 문장으로 닿지 않는 슬픔, 분노, 허망함, 안타까움, 그리움이 있을 것이나. 나로썬 그 근처도 갈 수 없을 것이다. 더피씨의 슬..
2022. 11. 5.
석파정 서울미술관
석파정 서울미술관 10주년 기념전시에 다녀왔다. 아주 좋았다. 전시제목은 "두려움일까 사랑일까"인데, 사실상 한국 근현대회화 베스트 오브 베스트전시회 같았다. 김환기, 유영국, 김창렬, 김기창,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이우환, 이왈종, 한묵 등등. 미술에 관심이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화가 이름은 몰라도 그림만 보고도 "아! 이 그림~" 할만한 것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 미술관은 인왕산과 북악산 산골짜기에 숨어있는 서울 아닌 서울, 부암동에 있다. 경복궁과 청와대 서쪽 뒤편의 그 곳. 동네는 참 비사교적인데 전시회는 참 사근사근하더라. 그림 옆에는 으례 그렇듯 작가 이름과 작품 완성연도, 작품설명 몇 줄 정도가 적혀있기 마련이다. 이번 전시에는 그 옆에 명패가 한 두가지씩 더 있었다. 작품의 뒷면 ..
2022.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