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231 BOOK THREE/ 마더 빅브라더 They slapped his face, wrung his ears, pulled his hair, made him stand on one leg, refused him leave to urinate, shone glaring lights in his face until his eyes ran with water; but the aim of this was simply to humiliate him and destroy his power of arguing and reasoning. (p.241) 아. 이 부분을 읽을 때 뜨끔했다. 내가 혹시 집에서 가족들에게 논쟁하거나 말대답할 여유를 없애고 있진 않나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바르게 자라도록 한다는 미명하에, 보호자라는 감투에 취해, 혹시 겁박한 적은 .. 2021. 12. 29. BOOK THREE/ 참회록 1984 스포일러 있슴. --- 윈스턴은 그러나 자신의 비참해진 외모를 보고 무너진다. 모진 고문으로 머리털과 이는 빠지고, 허리는 굽었으며, 피부 사이사이에 때가 잔뜩 끼었을 뿐 아니라, 무릎보다 허벅지가 얇아질 정도로 약해진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고 오열한다. 그 직전까지만해도 오브라이언과 대화하며 자신처럼 생각하는 것이 낫다고 했던 그가 말이다. 공감이 가면서도. 참. 외모가 그리 중한 것이던가. 또 한 번.. 프랑켄슈타인이 떠올랐다. 그래도 난 줄리아는 배신하지 않았다고. 윈스턴이 위안한다. 오브라이언이 그래 그랬지 하니, 그가 역시 아주 똑똑하고 거대한 사람이라며 윈스턴은 감동한다. 결국 책의 가장 마지막에는 그 한 조각 위안마저 반납하게 된다. 그렇게 성경에 나오는 돌아온 탕아처럼 빅브라더의.. 2021. 12. 29. BOOK THREE/ 오브라이언 설교 --- 오브라이언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하고 싶다. 도대체 왜들 이렇게 남의 자유를 침해하고 괴롭히는지에 대해 오 선생이 묘한 이야기를 해준다. --- 윈스턴은 체제전복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을 한 게 없다. 조직을 만든 것도 아니고, 누구를 해친 것도 아니다. 그의 죄목이라면 외부당원간 연애가 금지되어 있는데 줄리아와 사랑을 나눈 것, 프라이버시가 금지되어있는데 채링턴씨 상점 위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진 것(그곳에도 텔레스크린이 감춰져있었지만), 당이 몰딩하는대로 생각하지 못한 것 정도가 되지 않을까. 그 책도, 오브라이언이 취조중에 말하지만, 당이 맛사지를 해둔 책이고, 오브라이언을 통해 받지 않았던가. 고문은 당과 다른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을 모욕주는 수단이다. 오브라이언이 취조하면서 .. 2021. 12. 26. BOOK THREE/ 어쩔 수 없는 창고 같은 곳이고 딱히 누가 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니. 혹시라도 1984 안읽은 누군가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 여기엔 1984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말하면서도 혼자 트루먼쇼를 찍는 기분이 든다 ... 쨌든. 1984 결말부분이다. 읽는 내내, 또 읽고 나서도, 괴로웠다. 도대체 나는 왜 이 책을 보고 또 보고 있는 것인가 싶었다. 번역본으로 처음 이 부분 읽을 때에는 괴로워서 설렁설렁 넘겼던 것 같다. 그런데 원서와 함께 천천히 보니 다르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 앞서 얘기했던 것이 뒤집히거나, 뭔가 걸리적 거리는 것들이 있었다. 꼭 느와르 영화를 보는 것 처럼. 유머는 쏙 빼고. 비장미, 뼈때리는 말들, 처절한 파괴가 난무하는 책의 뒷편이었다. 우선 괴.. 2021. 12. 25. 호암미술관 정원 호암미술관을 다녀왔다. 20대 때 운전을 시작하면서 가끔 갔고, 갈 때 마다 참 마음을 환기시켜주는 곳이다. 처음 미술관을 알게 된 것은 가 전시되어 있다해서였던 것 같다. 고려불화를 확인하러 갔던 것도 같다. 지금은 호암미술관 소유자인 삼성이 국가에 기증했으므로 다른 곳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수집하고 기증한 유물을 보면 삼성은 참 여느 재벌과 급이 다르단 느낌을 준다. 돈이 많고, 보는 눈이 있고, 관리할 능력이 있다는건 쪼~금 부럽다. 호암은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씨의 호이다. 당시 처음 만난 미술관은 그 소장품만큼이나 바깥 정원이 좋았다. 지금 다시 만난 미술관은 바깥 정원이 훨씬 좋았다. 아마 초등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한 효과일 것이다. 마성IC에서 빠져나와 호암미술관, 에버랜드 쪽으로 진입하면.. 2021. 11. 30. BOOK TWO/ 책 속의 책 1984에는 책이 한 권 등장한다. (Signet, P.184~217) 주인공 윈스턴이 오브라이언을 통해 얻은 '그 책'은 공공의 적 엠마누엘 골드스타인이 쓴 것으로 전해진다. 윈스턴은 형제단 일원이라면 모두 그 책을 읽을 것이라 생각한다. 갑자기 적국이 바뀌는 통에 진리부 행정직 윈스턴은 모든 서류를 바꿔치기 하는 삽질에 연이은 야근을 한다. 1984에서 과거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연속이기 때문에. 적국은 변하지 않고 언제나 같아야 한다. 몇날며칠 연이은 야근에 몸이 젤라틴처럼 퍼질 때 쯤 일이 마무리됐고 그는 '그 책'을 들고 드디어, 그만의 프라이빗한 채링턴씨 상점 위층으로 간다. 폭풍업무 후, 프라이빗한 공간에 와있고, 줄리아가 곧 올 것이고, 한정된 고독 속에, 바깥에서 적당한 소음이 들려오는.. 2021. 11. 25.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