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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아르떼 뮤지엄 미디어 아트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작가의 이름은 보지 못했다.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경험. 시각 뿐 아니라 청각과 촉각도 자극하는 어떤 예술 경험. 혹은 입장료 내고 들어가 놀이공원처럼 즐기고 나오는 테마파크? 찰스 스트릭랜드는 뭐라고 할까. 나는 이 경험들이 너무나 신선하고 자극적이고 놀랍고 좋으면서도. 어딘가 진짜가 아닌데 진짜 같다란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이야기를 듣거나 봤다면 좀 달랐을까. 그래. 작가 얘기가 더 보고 싶었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그들의 문장, 이야기를 알고 싶었다. (위 작품은 물론 손대면 안된다….) 자신이 색칠한 거북이, 호랑이, 봉황 등을 스캐너에 인식시켜 커다란 일월도 속에서 움직이게 하는 미디어 아트도 있었다. 아이들이 스캔 50개쯤 한 것 같다. 나중에는 색.. 2023. 2. 10.
데미안 「그것은 아버지의 신성함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각성의 발견 https://brunch.co.kr/@7bef61f7eaa2497/13 그것은 아버지의 신성함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각성의 발견 | 친구들은 말한다. 은 어렸을 때 훨씬 좋았다고. 그들이 말하는 어렸을 때란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던 10대를 이른다. 보통 사춘기라고 부르는 그 시즌이다. 도대 brunch.co.kr 친구들은 말한다. 은 어렸을 때 훨씬 좋았다고. 그들이 말하는 어렸을 때란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던 10대를 이른다. 보통 사춘기라고 부르는 그 시즌이다. 도대체 이 책의 무엇이 그 때의 우리와 만났기에 참 좋았을까. 나는 십대 때 이 책을 보지 않았다. 몇 안되는 내 친구들은 책을 좋아했고 데미안에 열광했다. 주변에서 좋아하기에 나도 당연히 본 줄 착각했다. 마흔 넘어 북클.. 2023. 1. 30.
데미안 「나무가 죽은 것은 아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유년은 나의 주변에서 폐허가 되었다. 부모님은 어느 정도 당황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누이들은 아주 낯설어졌다. 각성이 나의 익숙한 느낌들과 기쁨들을 일그러뜨리고 퇴색시켰다. 정원은 향기가 없었고 숲은 마음을 끌지 못했다. 내 주위에서 세계는 낡은 물건들의 떨이판매처럼 서 있었다....(중략)… 그렇게 어느 가을 나무 주위로 낙엽이 떨어진다. 나무는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 비, 태양 혹은 서리가 나무를 타고 흘러내린다. 그리고 나무 속에서는 생명이 천천히 가장 좁은 곳, 가장 내면으로 되들어간다. 나무가 죽은 것은 아니다. 기다리는 것이다. p.90 민음사 헤르만 헤세가 쓴 에서 주인공 싱클레어의 본격 사춘기를 여는 글이다. 사실은 두 번째 챕터 ‘.. 2023. 1. 29.
달과 6펜스「생각의 짐을 벗어버리는 보람」 내가 여기에서 얻는 가르침은 작가란 글쓰는 즐거움과 생각의 짐을 벗어버리는 데서 보람을 찾아야 할 뿐, 다른 것에는 무관심하여야 하며, 칭찬이나 비난, 성공이나 실패에는 아랑곳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p.16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요.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나오는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p.69 우리는 마치 이국 땅에 사는 사람들처럼 그 나라 말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온갖 아름답고 심오한 생각을 말하고 싶어도 기초 회화책의 진부한 문장으로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사람들과 같다. 머리 속에는 전하고 싶은 생각들이 들끓고 있음에도 기껏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따위인 것이다. p.212 쓰는 이유에 대.. 2023. 1. 27.
뒷북 메모 은 정치적 목적과 예술적 목적을 하나로 융합해보려고 한 최초의 책이었다. 나는 7년동안 소설을 쓰지 않았는데, 이제 조만간 또 하나의 소설을 쓰고 싶다. . . . 모든 작가는 허영심이 많고, 이기적이고, 게으르며, 글 쓰는 동기의 맨 밑바닥은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1984 원서 볼 때 곁다리로 본 조지오웰의 다른 책에 있는 내용이다. 제목이 뭐였더라. 였나 였나. 약 1년뒤 수첩에서 오늘 아침 발견. 수첩은 맨날 잃어버리니까 여기에 적어둔다. 조만간 쓰고 싶다던 그 소설이 1984인 셈. 내용은 괴롭고 문장은 눈부신 그 책. 엄지작가 쓰기로 한 꼭지 올린 후 더 내 마음을 후벼파는 저 문장. 모든 작가는 허영심이 많고, 이기적이고, 게으르며, 글 쓰는 동기의 맨 밑바닥은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2023. 1. 18.
달과 6펜스「사람들은 같은 원을 늘 새롭게 돈다」 는 화가 이야기다. 증권중개인으로 일하던 40대 중년남성이 어느 날 홀연히 가족을 떠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폴 고갱의 인생을 모티브로 했다는데. 실상은 폴 고갱에 서머싯 몸의 상상과 인간에 대한 통찰이 덧대어져,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완전히 새로운 어느 예술가의 마이 웨이 스토리가 되었다. 20대의 젊은 나는 이 책이 사랑이야기가 아니라서 좋았다. 이 기괴한 주인공 화가한테는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미술이나 철학을 동경하기도 했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예술 절반 이상이 사랑타령인 게 마음에 안 들었던 어린 나에게, 이 책은 그야말로 매력덩어리였다. 과감히 자신을 내던지고 진정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훌쩍 떠나는 인물이라니. 40대가 되어 다시 본 는 차갑다. 사랑얘기도 결국 .. 2023.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