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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일기44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 (대부분의 게시판이 그렇듯이, 정보보단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 넘치는 글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 전시관에 다녀왔다. 공간은 신화의 세계, 인간의 세상, 그림자의 제국 등 3개의 테마로 구분되어 각각 그리스 로마신이 새겨진 물품이나 조각, 사람들이 사용했거나 유명인물 조각상, 장례문화 관련 유물을 전시되고 있었다. 그리스와 로마는 같은 신화를 공유한다. 사고하는 밑바탕이 유사하다. 같은 신들에게 이름만 다르게 붙였다. 한국 중국 일본의 문자가 같은 한자를 기반으로 하지만, 소리는 다 다른 것처럼. 아마 그리스, 로마 두 지역 사람들은 서로 닮았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겠지만. 그 둘은 분명 많은 부분이 연결돼 있다. 그리고 고대는 현재와 연결돼 있다. 우리 깊은 곳 어딘가에 존재하는 고대 사람들. 그.. 2023. 8. 17.
제주 해녀박물관에서 여름 휴가를 제주도로 다녀왔다. 제주 해녀 박물관을 갔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 우도 탈출 8월 5일. 이 날은 본래 우도에서 여유 있게 있을 예정이었다. 8월 4일 우도에 들어왔고, 제주 온 직후 연일 물놀이만 주야장천 하고 있었다. 나는 진작에 지쳤고, 아이들도 제주 3일 차인 4일 저녁쯤에는 힘이 빠졌다. 특히 이 날 우도 서빈백사에서의 물놀이에서 뾰족한 조개조각과 딱딱한 산호모래, 세찬 파도, 맹렬한 폭염에 두 손 들었다. 밤에 우리는, 우도에서 찍었다던 영화 my mother, mermaid 인어공주를 반 정도 봤고, 다음날 밤 영화 마저 보는 것 + 훈데르트바서 파크 하루종일 + 오후 늦게 잠깐 하고수동 물놀이 일정에 찬성했던 터. 그러나 다음날 우도에 머물 수가 없었다. 5일 아침 6시반.. 2023. 8. 13.
공예의 즐거움 - 안국동 공예박물관 주변 안국동 탐방 오전에 출발했다. 집 앞 연못에 수련이 피어있었다. 아이는 사진을 찍고 싶어 했다. 사진 찍는 김에 가는 길 짬짬이 너의 기분을 메모해 보라고 했다. 기행문 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하철에서는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초5 국어 기행문 페이지를 굳이 찾아서 보여줬다. 초 5 교과서에서 얘기하는 기행문의 3요소: 여정, 견문, 감상. 아이의 기행문 쓰기에 도움이 되었을까? 다른 건 몰라도 기행문에 겁은 먹지 않았던 것 같다. 6월 6일 현충일. 남편은 출근했고, 태극기는 진작 달았다. 집 앞 도서관은 문을 닫았다. 첫째는 이번주 기행문 수행평가를 앞두고 있었다. 기행문 과제가 주어지자마자 분명 머리 싸매고 '못 쓰겠다' 통곡할 모습이 그려졌다. 그래 서울 나들이 가자. 기행문 .. 2023. 6. 10.
크림 브륄레 42 보통의 일상이었다. 어제 출근 후 현재 회사에서 제작중인 물품의 수출일정을 고심했다. 12일 배로 나가는 것이 예정된 순리인데, 좀 더 일찍 5일 배로 나가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더 빨리 나가면 이달 안에 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원료 구매 때 차용한 단기채무 정산과 이런 저런 할 일 처리 및 여타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될테니까.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평범하지 않은 상황이 선행되어야만 했다. 우선 5일 출항일이 연휴 등으로 연기되고, 연휴에 누군가 잠깐 출근해서 물건 상차를 할 수 있다면, 등등의 가능성을 따져보다가. 에잇. 그만 하자 싶었다. 예정대로 12일 배로 내보내고 월말에 돈이 들어오길 기대하자하고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 날 아침 재난문자 해프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저 계획들.. 2023. 6. 2.
오월 첫 날 출근길 국도변 멀리 보이는 산에 나무에 이파리가 제법 꽉 찼다 싶었다. 연두색 새싹들이 올라온다 싶었는데 어느새 초록이 차올랐더라. 아, 날짜를 보니 오늘 오월이 시작됐다. 매년 반복되지만 한 번도 진부한 적 없는 봄. 올해도 사월이 열리고 오월이 왔다. 2023. 5. 1.
강릉 아르떼 뮤지엄 미디어 아트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작가의 이름은 보지 못했다.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경험. 시각 뿐 아니라 청각과 촉각도 자극하는 어떤 예술 경험. 혹은 입장료 내고 들어가 놀이공원처럼 즐기고 나오는 테마파크? 찰스 스트릭랜드는 뭐라고 할까. 나는 이 경험들이 너무나 신선하고 자극적이고 놀랍고 좋으면서도. 어딘가 진짜가 아닌데 진짜 같다란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이야기를 듣거나 봤다면 좀 달랐을까. 그래. 작가 얘기가 더 보고 싶었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그들의 문장, 이야기를 알고 싶었다. (위 작품은 물론 손대면 안된다….) 자신이 색칠한 거북이, 호랑이, 봉황 등을 스캐너에 인식시켜 커다란 일월도 속에서 움직이게 하는 미디어 아트도 있었다. 아이들이 스캔 50개쯤 한 것 같다. 나중에는 색.. 2023.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