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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일기53

새벽 2시반의 공항 미국 애틀란타. 비행기가 꼬였다. 저녁 7시 도착했지만 9시45 출발 비행기를 못탔고 같은날 밤 10시30 비행기도 못탔다. 공항 탑승통로와 보안검색대 줄이 문제였다. 이제 남은 제일 빠른 옵션른 다음날 아침 7시30.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공항벤치에 자리 잡았다. 한밤 우버보다 환한 공항노숙이 나은걸까. 이미 13시간 비행으로 지친 나는 공항 벤치에서 쪽잠을 자긴했다 잠들뻔하다 깨고 15분 자고 뭐.. 그랬다. 불편해서 일어나 있는 나를 그녀가 인도했다. 비행기 몇시야? 아이쿠 많이 남았네 이리와. 그녀가 나와 또 누군가를 데리고 어딘가로 간다. 그녀는 공항에서 야간에 일하는 사람이었다. 새벽 2시반, 그녀와 가는 길.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다. 청소 공사 청소 공사 한낮만큼이나 사람이 많다... 2024. 4. 16.
설악산 하드웨어 주말에 속초에 다녀왔다. 따뜻하고 맑은 날씨였고. 눈 내린 설악산을 봤다. 낮. 속초 고성 어디를 가도 산이 거기 있었다. 밤. 쌓인 눈이 푸르스름하게 빛나며 거기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거대한 저 산을 넘어갈 수 있을까. 말도 안되는 걱정과 압박감이 들었다. 저 산을 넘어다녔던 사람들이 있었지. 저 산 너머를 꿈꾸고 실행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저기에 도로를 놓고 건물을 지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난 역시 산의 위용에 대해 시 짓고 노래하거나 풍류를 즐기는게 좋았을 것 같지만. 딱 그 정도 짬인 것 같지만. 저 산을 넘어가 뭔갈 이루거나 바다를 건너가거나 다리를 놓거나 배를 짓거나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내 주변에 병풍처럼 있다. 저 눈 쌓인 거대한 설악산처럼. --- 집 가는 길 어떻게 저 산을 넘지.. 2024. 3. 25.
파스타를 먹으면 파스타를 먹으면 이제 속이 더부룩하다 반 그릇만 먹어야 했는데 먹고나서 속이 불편해 나왔고만 발걸음은 카페로 간다 거참 이상하네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겠다며 앉아있다 오늘밤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혼자만 레벨업을 빌려두었다. 잠이 안와도 괜찮을것 같다. 이게 다 저녁으로 먹은 파스타 때문이다. 2024. 1. 11.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 (대부분의 게시판이 그렇듯이, 정보보단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 넘치는 글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 전시관에 다녀왔다. 공간은 신화의 세계, 인간의 세상, 그림자의 제국 등 3개의 테마로 구분되어 각각 그리스 로마신이 새겨진 물품이나 조각, 사람들이 사용했거나 유명인물 조각상, 장례문화 관련 유물을 전시되고 있었다. 그리스와 로마는 같은 신화를 공유한다. 사고하는 밑바탕이 유사하다. 같은 신들에게 이름만 다르게 붙였다. 한국 중국 일본의 문자가 같은 한자를 기반으로 하지만, 소리는 다 다른 것처럼. 아마 그리스, 로마 두 지역 사람들은 서로 닮았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겠지만. 그 둘은 분명 많은 부분이 연결돼 있다. 그리고 고대는 현재와 연결돼 있다. 우리 깊은 곳 어딘가에 존재하는 고대 사람들. 그.. 2023. 8. 17.
제주 해녀박물관에서 여름 휴가를 제주도로 다녀왔다.제주 해녀 박물관을 갔다.생각보다 재미있었다. * 우도 탈출 8월 5일. 이 날은 본래 우도에서 여유 있게 있을 예정이었다. 8월 4일 우도에 들어왔고, 제주 온 직후 연일 물놀이만 주야장천 하고 있었다. 나는 진작에 지쳤고, 아이들도 제주 3일 차인 4일 저녁쯤에는 힘이 빠졌다. 특히 이 날 우도 서빈백사에서의 물놀이에서 뾰족한 조개조각과 딱딱한 산호모래, 세찬 파도, 맹렬한 폭염에 두 손 들었다. 밤에 우리는, 우도에서 찍었다던 영화 my mother, mermaid 인어공주를 반 정도 봤고, 다음날 밤 영화 마저 보는 것 + 훈데르트바서 파크 하루종일 + 오후 늦게 잠깐 하고수동 물놀이 일정에 찬성했던 터. 그러나 다음날 우도에 머물 수가 없었다. 5일 아침 6시반 숙.. 2023. 8. 13.
공예의 즐거움 - 안국동 공예박물관 주변 안국동 탐방 오전에 출발했다. 집 앞 연못에 수련이 피어있었다. 아이는 사진을 찍고 싶어 했다. 사진 찍는 김에 가는 길 짬짬이 너의 기분을 메모해 보라고 했다. 기행문 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하철에서는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초5 국어 기행문 페이지를 굳이 찾아서 보여줬다. 초 5 교과서에서 얘기하는 기행문의 3요소: 여정, 견문, 감상. 아이의 기행문 쓰기에 도움이 되었을까? 다른 건 몰라도 기행문에 겁은 먹지 않았던 것 같다. 6월 6일 현충일. 남편은 출근했고, 태극기는 진작 달았다. 집 앞 도서관은 문을 닫았다. 첫째는 이번주 기행문 수행평가를 앞두고 있었다. 기행문 과제가 주어지자마자 분명 머리 싸매고 '못 쓰겠다' 통곡할 모습이 그려졌다. 그래 서울 나들이 가자. 기행문 .. 2023.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