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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싶은 말 엄마 핸드폰+노트북으로 과제 먼저 다 하고 났더니 놀 시간이 없어요. 포키하고 동영상 몇개 볼 시간 좀 주세요. 9시까자 30분만 놀고 책 볼게요. 숙제는 학교 것도 학원 것도 다 했어요. … 초6아이로부터 들어보고 싶은 말 2024. 10. 6.
날씨 이야기 날이 갑자기 쌀쌀해졌다. 엊그제만 해도 너무 덥다고, 사무실에서 낮에 에어컨을 켰는데. 오늘은 책상 아래 온열기구를 켰다. 컨테이너 사무실이라 바깥의 온도변화에 더 개방적이다. 다리가 추웠다. 협착증이 있는 사장님은 발이 시리다고 하셨다. 비염인 친구들은 오늘을 기점으로 일제히 콧물이 난다고 톡방에서 한 마디씩 했다. 이렇게 극적일 수가. 의 뫼르소가 태양 때문에 방아쇠를 당기게 되는 게 이해가 될 정도의 더위에서 곧바로 추위로 넘어가나 보다. 벌써 걱정이다. 날씨 얘기로 대화를 트는 것이 너무 가식적으로 느껴졌었다. 그냥 본론으로 들어가지, 웬 꾸밈이 이렇게 많아 싶었더랬다. 곁다리 말고 중요한 이야기로 바로 연결되고 싶었더랬다. 그래서 하려는 말이 뭔데? 이제 보니. 세상에 날씨만큼이나 중요하고 근본.. 2024. 10. 2.
기쁨은 왜 텅 비어 보일까 야만인 보호구역의 존은 혼자였다. 문명세계 출신인 린다는 그들의 일부일처 규칙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미움의 대상이 됐다. 린다의 아들 존은 일단 생김새부터 그들과 달랐다. 미국과 멕시코 중간 어디쯤인 구역 내 원주민들은 대부분 까무잡잡했다. 존은 작가 올더스 헉슬리처럼 백인이었다. 작품 이입을 위해 나는 아시아계였다고 상상해 봤다. 다름은 외로움을 수반하기 마련. 존은 아이들 무리에 끼지 못했고, 어른들도 존이 나이가 찼을 때 신성시해야 할 동물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모든 의식에서 그는 철저히 배제되었다. 어떻게든 함께하려고 하면 돌이 날아왔다. 그를 제외한 마을의 15세 아이들이 성년식(?)을 치르던 날 밤. 그는 창백한 달을 보며 말파이스 계곡에서 죽음을 생각한다. He looked down i.. 2024. 9. 29.
[고전이 재밌다] 피터팬 *함께 책 읽는 다섯 명이서 책 읽고 수다 떠는 팟캐스트를 합니다. 그냥 평범한 대한민국 30~40대들입니다 (2024년 기준). 책 읽고 톡방에서 엄지로 떠들다 만나게 되어 '엄지작가'라고 명명했습니다. 물론, 진짜 작가는 아니에요, 아직. 팟캐스트는 곧 유튜브랑 통합한다고 해서 팟빵과 네이버 오디오에 올리고 있어요. *나리, 쓸, 하니, 아지, 쟝. 이 가운데 쟝의 편집과 글입니다. https://brunch.co.kr/@7bef61f7eaa2497/101 “엄마가 되어 줄래?”라고 프러포즈하는 남자[고전이 재밌다] 피터팬 1편 | 피터팬은 그녀에게 엄마가 되어달라고 했습니다. 네버랜드에 사는 아이들에게 이야기 들려줄 엄마가 필요하다고. 웬디에게 자기와 함께 가서 아이들의 엄마가 되brunch.co... 2024. 9. 28.
원서 읽는 마음 야만인 보호구역의 존이 글자를 익히기 시작할 때 이야기다. 책이라곤 엄마 린다가 가져온 부화국 매뉴얼 정도가 다였다. 그걸로 알파벳과 읽기를 익히고, 후에 린다의 연인 포페가 셰익스피어를 들고 왔다. 소리 내어 읽긴 했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좋다. 존이 살고 있는 야만인 보호구역 부족에서 의식에 사용하는 주술처럼. 그 소리들이 말을 걸어왔다. The strange words rolled through his mind; rumbled, like talking thunder; ……(omit)……but better than Mitsima’s magic, because it meant more, because it talked to him; talked wonderfully and only h.. 2024. 9. 24.
혼자라는 인식 두 남자가 가진 공통점은 그들이 혼자라는 인식이었다. What the two men shared was the knowledge that they were individuals. (p.58) 헬름홀츠 왓슨과 버나드 맑스 둘 다 이 세계의 결핍을 인식한다 헬름홀츠 왓슨은 똑똑하고 잘 생긴 어른 같다 미숙하고 열등감 가득한 사춘기 아이 같은 버나드 모두 올더스 헉슬리 작가의 모습이겠지 2024.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