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41 첫 만남 철학 스터디 모임이라고 했다. 강유원 교수님 제자 되는 분이 온다고 하셨는데, 솔까말, 강유원 교수님도 처음 듣는다. 하지만 철학은 언제나 마음 한편에 풀어야 할 문제로 남아있었기에, 또 함께 하자고 제안하는 이가 쓸이었기에, 기꺼이 하기로 했었다. 어제 첫 스터디 모임이 있었고, 새삼 깨달았다. 철학이 항상 내 마음 한 켠에 남아있던 것은 그것이 종교와 통하기 때문이다. 저 너머의 무엇. 다만 신비로운 것으로 포장하여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사유하는. 저 너머의 무엇.뭉뚱그려 느낌적 느낌으로 대충 퉁치지 않고 분명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그것. 모임을 이끌어주는 박수민 선생님이 나이 든 후 종교에 귀의했다는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남았다. 적당히 문학 읽듯 철학 읽고 즐겁게 수다 떠는 모임.. 2025. 4. 1. 브루탈리스트 한 사람의 생애도예술 작품 같다건축 처럼그들이 우리를 원하지 않는단 말. 너무나. 와닿는다. 해외 생활이나 외국인과 부대껴본 경험에 비추어. 내가 가해자 입장이어도 피해자 입장이어도 와닿는다. 디테일 하나하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놀랍도록 사실적이어서. 한 사람의 생 하나 하나가 작품이구나 싶다. 우리. 그 속으로 숨어들어갈 수 있는. 우리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전쟁을 경험해본 사람의 표정. 에이드리언 브로디는 정말 전쟁을 경험해본 사람 같다. 피아니스트에서도 브루탈리스트에서도. 그 얼굴과 표정에 전쟁에서 살아남은 이야기가 들어있는 듯 눈물이 날 때가 있다. 피아니스트에선 배가 고파서란 대사였나 그게 압권이었는데. 여기선 아내가 영양실조로 인한 골다공증에 걸렸더라..카라라. 대리석. 미로. 밴 뷰런도 .. 2025. 3. 7. 파도 파도가몰려오고슬려가고들숨 날숨들숨 날숨쉬지않고 계속되는 바다의 호흡을 듣고 왔다밤에는 천둥같이 거칠고 컸고아침에는 시냇물처럼 싱그러웠고오후에는 크림처럼 부드럽고 잔잔했다아무리 어려운 자세에서도 상황에서도중요한 것은 호흡하는 일숨쉬기 어려울 땐파도를 떠올려야지https://brunch.co.kr/@7bef61f7eaa2497/121 호흡바다의 | 바닷가에 다녀왔다. 바다가 숨을 쉬고 있었다. 파도소리 따라 나도 함께 숨을 쉬었다. 밤에는 천둥처럼, 아침에는 냇물처럼, 오후에는 크림처럼. 시끄럽게, 싱그럽게, 부드럽게. 창문 열brunch.co.kr 2025. 2. 25. 퇴근 후 책 숫자 계산문제 해결자금 결제버럭 굽신정치 신물인간 인간퇴근하면 다른 세상이 필요하다.저녁을 먹고 아이를 안아보고 책을 펼친다.두세 페이지만 봐도 충분하다. 로드 헨리가 도리언에게 들려주는 염세적이고 날카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런던 헨리의 서재 벽난로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산문 같은 삶에 너무 과도하게 투자하는 바람에 파산하지. 그러나 시로 인해 파멸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명예로운 일이야.”소크라테스와 케팔로스가 아테네 외곽 항구도시 페이라이에우스에서 늙음에 대해 얘기한다. 중정에 올리브 나무가 있고 오후가 타들어간다. “한번은 시인 소포클레스와 함께 있는데, 어떤 사람이 ‘소포클레스 선생님, 성생활은 어떠신가요? 아직도 여자와 잠자리를 함께 하시나요?‘라고 묻더이다. 그러자 선생은 ‘이 사람아, 그런 불길.. 2025. 1. 22. 나고야에서 나고야에 왔다.적당히 멀고 적당히 다른 곳.적당히 붐비고 적당히 한적한 도시.한 때 시대를 풍미하고 사라진 영웅들의 고향.지금을 사는 내겐 그럭저럭 적당한 여행지.할머니- 엄마(나)-딸 여행. 부담 약간. 계획은 대충. 첫날 오스상점가, 세리아, 지브리 카페, 다이소. 그리고 숙소 온천. 둘째 날 다카야마와 시라카와고 버스 여행. 그리고 숙소 온천. 셋째 날 아침 숙소 온천으로 시작. 나고야 시티투어버스인 메구로 버스 타고 나고야성. 오아시스 21로 나와서 해리포터 샵, 회전초밥. 사카에 돈키호테. 후시미 숙소에서 가방 찾고 다시 메구로 버스 타고 나고야 역으로-오후 4시 30쯤 붐비는 버스. 5시 20분 메이테츠 라인 뮤 익스프레스. 무거운 짐 계단에 굴리고 싶고 실성한 듯 웃으니 ‘다이조부?’하며 7.. 2025. 1. 18. Damien Rice 데미안 라이스 콘서트에 다녀왔다.이런저런 일정으로 압박감이 느껴지는 일정이었지만. 다녀오고 다니 정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데미안 라이스의 조근조근 이야기 따라웃고 노래하고 감상하고. 11~13살 남자아이 입장의 이야기가 참 기억에 남는다.생일날 아침 엄마아빠가 서류가방 - 검정색에 지루한(?) 디자인-을 들고 선물이라고 한다. 가방을 열어보니 백만 달러가 들어있더라. 다 네가 쓰되 나쁘게 쓰진 말고 잘 써라 Use it well. 와우. 이게 웬 떡. 그런데 그다음 날도 백만 달러 가방을 주심. 그다음 날도. 다음날도. 계속. 그렇게 방에 가방이 가득 참. 내 공간이 없어짐. 그 백만 달러가 만약 돈이 아니라 정자라면? 그게 사춘기 남자아이의 상태. 그러면서 부른 노래는 I don't know로.. 2025. 1. 15. 이전 1 2 3 4 ··· 41 다음